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이란:
대중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이란 지배자들이 분열하고 있다

이란 대선과 뒤따른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대중 시위로 이란 지배계급이 심각하게 분열하고 있다.

이란은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고,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있으며, 국영기업 민영화의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강경파’가 통치하고 있다.

이 분파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주위에 결집해 있다. 그들은 아흐마디네자드의 포퓰리스트적 호소력을 이용해 이란 사회의 뿌리 깊은 불만이 폭발하는 것을 봉쇄하려 했다.

또 다른 지배계급 분파는 체제에 부패가 만연하면서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들은 이란 경제를 개방하고 자기 배만 불리는 자들의 권력을 제거하고 싶어 한다.

종교계 고위 인사들도 일부 포함하는 이 분파는 대선 운동 기간 중 아흐마디네자드의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로 떠오른 호세인 무사비에게 기대를 걸었다.

무사비는 주류 인사다. 그는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동안 총리였다. 그는 1979년 혁명 이후 이슬람주의 운동이 영향력을 획득하는 데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는 전시에 경제를 잘 운용해 존경받았고 권력을 보장받은 듯이 보였다.

엘리트

그는 1989년 총리직이 폐지되면서 권력에서 밀려났고, 1990년대 동안 성장하는 개혁파 운동과 연관을 맺었다. 개혁파는 이란 신엘리트들의 권력을 제한하고 싶어 했다.

무사비의 목표는 이란 경제를 신자유주의적으로 ‘개방’하는 것이었다.

1997년 무사비는 대선에 출마할 듯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무명의 성직자 모하마드 하타미에게 개혁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하타미는 개혁을 바라는 이란인들의 상징이 됐고, 80퍼센트의 지지를 받아 당선했다.

그러나 하타미는 2001년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약속한 개혁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를 권좌에 앉힌 개혁파 운동은 사기저하를 겪었다.

2005년 아흐마디네자드는 부패를 뿌리 뽑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곤을 줄이겠다고 약속해 대통령에 당선했다.

아흐마디네자드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엄청나게 증대한 이란의 부를 통제했다. 그는 이 돈을 이용해 도시와 농촌 빈민 사이에서 지지 기반을 다졌다. 이번 대선 기간 중에는 감자를 공짜로 나눠 주기도 했다.

그러나 지배자들 중 일부는 아흐마디네자드가 석유로 번 돈을 탕진하면서 유가 하락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6월 16일 테헤란의 선거 부정 항의 시위. 녹색은 무사비 진영의 색이었다. ⓒ사진 출처 David Mohammad Yaghoobi

한편, 많은 아흐마디네자드 지지자들은 그가 부패 청산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실망했다.

아흐마디네자드는 이번 대선에서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선거 운동 초반의 한 여론조사를 보면, 그의 지지율은 2위인 무사비의 갑절이었다.

그러나 그 후 여론조사들을 보면 무사비의 선거 운동이 탄력을 받으면서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하타미처럼, 무사비도 많은 개혁들을 약속했지만, 그와 동시에 개혁의 폭을 제한하겠다고도 했다. 무사비의 핵심 공약은 정부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란의 재원을 좌우하던 일부 엘리트들에게 위협이었다.

무사비는 국영 부문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겠다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런 신자유주의 정책은 대중으로부터 외면 당했다. 그래서 무사비는 동시에 포괄적 사회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옷차림과 행실을 엄격하게 감시·단속하는 무시무시한 ‘도덕 경찰’을 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부 고위직을 여성에게 개방하고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경찰을 대통령이 직접 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보안경찰은 선출되지 않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지휘를 받는다.

무사비와 다른 개혁가들은 이란 사회의 점증하는 불만을 이용해 지배계급 경쟁 분파를 권좌에서 몰아내려 했다.

개혁파들은 아흐마디네자드와 강경파를 제거하려 했다. 그러나 동시에 개혁파들은 대중의 분노가 폭발하지 않도록 제어하려 한다. 월요일[6월 15일]에 무사비는 사람들에게 거리에 나서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무사비와 개혁파 동맹의 의도와 달리, 이 운동은 순식간에 그들의 통제에서 벗어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