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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가 말하는 시국선언과 4대강 사업:
“국민을 속이는 독재 정부는 스스로 바뀌지 않습니다”

지난 6월 3일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대운하 사업을 비판해 온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를 만나 시국선언에 참여한 계기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들었다. 김정욱 교수는 7월 23일~26일에 열리는 다함께 주최의 진보포럼 ‘맑시즘 2009’에서도 ‘이명박의 4대강 사업과 녹색 성장’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교수님들의 시국선언을 보며 1987년 6월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국선언을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명박 정부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전 특히 이명박 정부의 환경파괴를 비판해 왔는데요.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방법 자체가 너무 독선적이고 그 정책 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거짓으로 차 있어요. 도대체 국민들을 이렇게 속여도 되는가 하는 거죠.

김정욱 교수 ⓒ이미진

그런데 이런 정책에 반대하는 환경 단체라든지 관련 인사들을 감시하고 조사하고 수사하고 감사하는 데서 도가 지나칩니다. 이게 뭐 감사도 보통 감사가 아닌 거예요.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해서 1년 내내 감사만 하고 있거든요.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사람들을 허물을 덮어씌워 쫓아내는 것이나 언론을 자기 맘대로 장악하려 하는 것이 눈에 뻔히 드러나니까. 이것은 참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사람 때려 잡으면 분신자살하는 사람도 나오겠다 그런 말도 했어요. 그런데 제일 먼저 하는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못되게 하는데 왜 안 그러겠어요.

시국선언을 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이렇게 정의롭지 못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 불의 때문에 화가 나는 겁니다.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은 어떻게 보십니까.

첫째, 멀쩡한 강을 다 갈아 엎어버리겠다는 건데, 사업 내용을 보니까 낙동강 바닥을 4억 4천만 입방미터를 파내겠다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이렇게 기막힌 일을 할 수가 있나 하는 거죠. 이건 운하냐 아니냐를 떠나서 큰 죄악입니다. 자연과 하늘에 대한 죄악이라고 생각해요.

둘째로 대운하 당시에요 낙동강을 깊이를 6미터로 한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근데 지금 보니 똑같아요. 경인운하도 처음에 폭 80미터로 운하를 판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운하 반대하니까 홍수 방지하는 방수로 공사라고 이름 붙여서 폭을 80미터로 팠거든요. 공사가 다 끝나니깐 이건 운하다 하고 이름 붙였지 않습니까. 정부가 국민들을 너무 속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가 없어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6‍·‍10 대회 참가자들 ⓒ사진 임수현

다른 지자체 움직임을 봐도 그래요. 영남 5개 지자체장이 낙동강 물길 살리기 한다고 예산 34조 원 요청했죠. 경기도에서 한강 뭐 한다고 23조 원 신청했죠. 충청도에서 금강 한다고 7조 원 요청했죠. 이런 듣도 보도 못한 큰 예산이 뭘 얘기하는 걸까요. 낙동강 유역에서는 이미 자기들이 낙동강 운하라고 내 놨습니다.

세상에 참 사기꾼도 엄청나게 많지만 나중에 들통날 게 뻔한 거짓말을 왜 할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 거짓말을 하고 국민들을 괴롭히는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운하 할 때부터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거하고 속 내용은 완전히 달랐어요. 녹색 성장도 이것을 이용해서 돈벌이하는 산업을 만들 게 없나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더라구요.

이명박 정부가 언어를 굉장히 오염시키고 있는데 내용을 봐야 해요. 4대강 사업만 해도 대운하 비판하니까 이름을 바꿔서 하천 정비라고 했다가 여태 다 했는데 왜 또 하천 정비냐고 비판하니까 이름만 살짝 4대강 사업으로 바꾼 것이거든요. 가당치도 않은 얘기죠.

게다가 UN에는 4대강 사업을 영어로 ‘River restoration’이라고 등재해 놨어요. 이건 개발로 망가진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거든요. 되먹지 않은 거죠. 우리만 속이는 게 아니고 세상을 상대로 속이려고 하는구나 생각이 들어요.

녹색 성장이라고 하려면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이나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개발 이런 정책들이 필요한데 그런 것은 들어 있지도 않거든요.

이명박 정부가 이런 비판과 요구들을 받아들일까요?

그 사람을 보면 스스로는 들을 것 같지 않아요. 들을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데 다 자기 맘대로만 하려고 하잖아요. 이건 독재도 엄청난 독재라고 생각해요.

외부적인 여건에 의해서만 바뀔 거예요. 지난해에도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 안 할 수도 있다’고 얘기했지만 우리는 그랬거든요. ‘저 분은 그냥 운하 한다고 말 안 하고 운하를 팔 사람이다.’ 그 말이 딱 들어맞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