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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를 광폭하게 탄압하는 이란 정부

6월 12일 대통령 선거 이후 촉발된 대규모 항의 시위에 이란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언론 통제 때문에 사망자 집계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란 국영TV의 보도를 봐도 최소 19명이 군대와 경찰, 친정부 성향의 바시지 민병대가 쏜 총에 맞에 숨졌다. 특히 27살 대학생 네다가 가슴에 총격을 입고 죽어 가는 동영상은 이란 정부의 잔혹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배경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현 집권세력(보수파)의 선거 부정이었다. 보수파와 개혁파 간 박빙 승부로 예측되던 선거가 예상 밖으로 보수파 아마디네자드의 압승으로 끝나자 곳곳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개혁파 지지자들이 격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여기에 보수파의 오랜 권위적 통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겹쳐지며 학생과 도시노동자 들도 투쟁에 나섰다. 시위 대열이 순식간에 2백만 명 규모로 불어났다.

이란 정부는 개혁파 정치인들을 납치하고 시위 대열을 광폭하게 탄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도 나서 현 집권세력을 옹호하고 “이슬람 체제의 적법성을 흔들고 있다”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그럼에도 선거를 주관한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투표함 10퍼센트를 재검표하고 일부 지역에서 선거부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탄압 때문에 규모가 줄긴 했지만 “나의 자유는 어디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하고 외치는 이란 민중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고무적이게도 이란 최대 자동차 조립 공장 호도르 노동자들이 반나절 파업에 나서 조직 노동자들도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여 줬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제 좌파들은 이란 민중 항쟁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남미 좌파 정권인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란의 현 집권 세력을 옹호했다.

아마도 그것은 아마디네자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이란 정부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중동 독재자들과 수십 년간 거래해 온 서방 지배자들이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양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이란 민중의 투쟁은 지지받아 마땅하다. 그들은 민주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것이지 서방 지배자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란 민중의 투쟁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지지와 연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