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명박 정부가 자신의 입맛대로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를 헤집어 놓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광부)는 최근 한예종에 대한 ‘표적 감사’를 벌이고 학과 축소와 폐지, 총장과 교수 중징계 등을 지시해 학교 존폐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신재민 문화부 차관이 “유럽에서는 … 우파가 집권하면 우파에서 총장이 나”온다고 말하는 등 이것이 자유로운 창작 활동에 대한 공격이자 정부 비판적인 인물을 제거·통제하려는 시도임이 드러나고 있다.

5월 19일, 한예종과 15년 넘게 함께해 오신 황지우 선생님이 기자회견을 열어 총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히셨습니다.

이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감사는 감사일 뿐이라며 우리를 다독이던 문광부의 태도가, 이번 최종 결과 통보를 통해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필자

첫 감사 내용에 조목조목 주석이 달려 내려온 최종 결과는, 열 두 사안 중 다섯 사안들만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나마 변경된 다섯 사안들에 대해서도 ‘폐지’라는 단어를 ‘개선’ 혹은 ‘시정’으로 바꾸는 등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일부 교수님들의 중징계 건 역시도 큰 수정은 없었습니다. 결국 문화부는 기존의 태도를 견지하고 조금 더 부드러운 어투로 같은 내용을 다시 보낸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문화부의 감사는 여전히 학교의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에 대한 침해이며, 학교 운영에 관한 부당한 간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예종 비상대책위원회와 각 이론과 연석회의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여러 지식인들이 함께해 줬습니다.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이 한예종 사태에 대해 우리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시국선언을 발표한 문학인들도 황지우 교수님을 거론했습니다. 미술가들 역시 문화예술계의 자율성을 요구하는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영화인과 배우 들도 각종 성명과 함께 현 사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는 한예종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는 예술 교육에 대한 간섭, 더 나아가 예술 전반에 대한 통제입니다. 우리 학교에 대한 문광부의 태도는 현 정부의 과격한 대학법인화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한예종 학생들은 앞으로 시국에 대한 걱정과 문화예술계에서 간섭 없는 자율적 창작 활동을 위하여 힘쓸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이자 대학생으로서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미래를 위해 저희는 말할 것입니다.

우리는 좌와 우가 아닌 앞으로 날아갈 날개를 가지려 합니다. 어느 순간 사라진 우리 앞의 불빛을 되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날개를 꺾고 우리의 눈을 가리는 것들 앞에서, 우리 입마저 닫지는 않겠습니다. 우리는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예술로 우리는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리칩니다. 그리고 일어섭니다. 자유의 날개를 꺾으려 하는 현 정부의 어리석음을 규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