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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운영할 이라크

부시가 말한 “자유 이라크”의 모습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이라크의 석유를 차지한 채 이라크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에 미국의 거대 건설업체 벡텔은 6억 8천만 달러(약 8천4백억 원)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 사업 계약을 따냈다.

벡텔은 부시의 공화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다. 최고 경영자 라일리 벡텔은 최근 조지 부시의 수출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벡텔의 부회장 잭 시헌은 국방부 자문 그룹인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이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고 이라크 전쟁을 주창했던 이라크해방위원회 고문 조지 슐츠도 벡텔의 이사다. 지난 4년 동안 벡텔이 공화당에 기부한 돈은 약 70만 달러(약 8억 6천만 원)다. 이번에 벡텔이 따낸 계약 중에는 이라크의 전기·상하수도·학교·병원·도로 재건 사업도 포함된다.

이라크의 막대한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쟁투도 이제 막 시작됐다. 프랑스와 러시아의 석유회사들은 후세인 정권과 체결한 유전 개발 계약을 계속 추진할 작정이다.

송유관

그러나 미국은 차기 이라크 정권에 대한 “자문단”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잡지 〈피트롤리엄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장 톰 니콜스는 이렇게 말했다. “국제 석유회사들에게 이라크는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기회다. 막대한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그들을 선뜻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맞이한 최고의 기회인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를 이용해 중동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기반을 유지하려는 계획도 짜고 있다. 그런 계획 중에는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비롯해 이라크 내에 군사 기지 네 곳을 확보하려는 방안도 포함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은 이라크에서 이스라엘까지 송유관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런 송유관은 중동의 경제력 지도를 바꿔 놓을 것이다. 시리아는 배제될 것이고 이스라엘의 에너지 비용은 25퍼센트 절감될 것이다. 전직 CIA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미국 정부의 전쟁 몰이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에너지 공급도 보호하려는 꿈을 아주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

1970년대에 미국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는 그런 송유관 건설 사업을 추진했었다. 지금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도 1980년대에 똑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지금 럼스펠드는 그 사업을 벡텔에게 주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