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 씨의 지난호 독자편지 ‘화물연대 파업을 돌아보며’를 잘 읽었다. 김종환 씨의 고마운 지적처럼 ‘분석’에 기초해 더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는 것은 〈레프트21〉의 변함없는 숙제다.

점거 파업 계획이 확정돼 파업 시점만 남아 있고 다수 취재원이 있던 쌍용차와 달리 화물연대는 정권의 혹독한 탄압과 전국에 산개한 조건 등으로 구체적 분석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레프트21〉은 화물연대 파업에 명확한 전술을 제시하려 노력해 왔다. 〈레프트21〉은 물류 봉쇄 방식의 파업이 효과적이라고 반복해서 지적했고, 이명박이 조문 정국의 해일에 허우적거린 6월 초순이 파업의 적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파업을 방어하는 기사 역시 〈레프트21〉 독자들에게 무기와 과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중요성을 갖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오히려 화물연대 파업 평가 기사에서 내가 아쉽게 생각하는 점은 ‘열사의 한을 푼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제목이 파업 성과를 과장해 표현했다는 점이다.

물론, 화물연대 파업의 종합 대차대조표는 이 파업이 승리했다고 말해 준다. 보수 언론의 자기 기만과 달리, 대한통운이 화물연대를 노조로서 실체를 인정했기에 고(故) 박종태 열사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쟁취하고 해고 조합원이 해고 기간 임금까지 받으면서 복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당 기사에서 지적했듯이 여러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편집자가 ‘완전 승리’를 떠오르게 하는 제목을 단 것은 유감이다.

한편, 김종환 씨가 화물연대 지도부가 쟁점과 투쟁 대상을 더 확대하지 않은 점을 아쉽다고 지적한 것은 대체로 공감한다.

올해 열사 투쟁은 경제 위기 국면에서 정권의 탄압과 기업주들의 보복에 맞서 싸운 명백히 ‘방어적’ 투쟁이었다. ‘투쟁하는 민주노조로서 화물연대’를 조직으로 유지하고 실체를 인정 받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의도와 관계 없이 이 투쟁이 정치투쟁 성격을 띤 이유다.

따라서 열사대책위가 5월 6일 결성되면서 투쟁 목표를 대한통운으로 한정한 것은 화물연대 스스로 투쟁의 폭과 전술 기동의 여지를 좁혀 버린 것이다. 또한 예정된 5·30대회와 6·10대회에 대대적으로 참가해 스스로 정치적 초점이 돼 지지를 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이는 경기 악화로 파업 효과가 반감된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보완책이 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퇴각 전술”이 필요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밀려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가는데 “퇴각 전술”이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파업 직전 사측 양보안보다 더 얻은 것이 없다는 점에서 6월 14일 밤 고속도로를 봉쇄하려던 5백여 대의 차량이 그냥 돌아온 것은 아쉬운 면이 없잖아 있다. 오히려 서울 집결 집회를 통해 후속 투쟁을 결의하며 마무리했다면 어떠했을까 싶다.

그러나 ‘방어적’ 투쟁이었기에 방어를 잘 했느냐가 평가의 일차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그점에서 파업은 김종환 씨 표현처럼 “옳은 결단”이었다.

우선, 경기 악화와 단일 사업장 쟁점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파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저들이 화물연대에 공포를 느낀 것은 “파업” 때문이었다. 또 과감한 파업 돌입 덕분에 정부 역시 당분간 화물연대 와해 시도를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그래서 국토해양부는 파업 종료 후 “다행”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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