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에서는 독일연방공화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독일의 좌파당 디링케(Die Linke) 내 국제사회주의 경향 ‘마르크스21’의 회원인 로렌이 이 시위와 관련한 글을 〈레프트21〉에 보내 왔다.


지난달에 독일 학생 운동이 중요한 전진을 이룩했다. 대학생과 중고등학생 25만 명이 일주일 동안 시위와 동맹 휴업을 통해 정부의 교육비 지출 삭감과 대학 체계 개편 계획에 반대했다. 정부 계획은 신자유주의 노선에 따른 것이다.

참가자들과 언론인들에 따르면, “전국적 교육 파업”은 독일연방공화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 학생 시위였다. 6월 15~19일에 전국 1백여 개 도시에서 행진, 점거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투쟁이 벌어졌다.

‘연대를 위해’ - 6월 18일 동맹 시위를 벌이는 독일 학생들

‘연대를 위해’ - 6월 18일 동맹 시위를 벌이는 독일 학생들

이 시위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결정적으로 전국 수준에서 긴밀히 협력한 지역 계획들이 연결됐기 때문이었다. 수백 명의 활동가들이 자기 지역에서 시위와 행동을 계획했고, 이 행동들을 나라 전역에서 다른 활동가들과 조율했다. 시위들이 동시에 일어났고 비슷한 요구들을 제기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극대화할 수 있었고 이것이 언론에 영향을 미쳤다. 독일 학생 운동에는 중앙집중적 구조에 대한 전통적 거부감이 존재한다. 활동가들은 이런 정서를 거슬러 지역적 자율에 대한 요구와 대규모 협력 사이에 균형을 이룸으로써 전국적 정치 투쟁 주간을 효과적으로 건설했다.

이 기간 동안 창발적인 행동들이 많았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최대 2만 명이 모였던 대규모 시위들뿐 아니라 대학 건물과 본관 점거, 정치 이론과 행동에 대한 대안적 세미나들이 있었다. 많은 활동가들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6월 19일 목요일에 있었던 “은행 강도 사건”이었다. 몇몇 도시들에서 학생들은 대중 집회들을 조직했고 그 와중에 은행들을 일시 점거했다. 정부가 수백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한 은행들이었다. 독일 국가는 여기저기서 은행과 기업 들을 구제하면서도 교육에 쓸 돈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독일 국가의 위선을 밝히 보여 준다. 베를린에서만 세 개의 은행을 점거했고, 그 뒤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70명의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강력하고 활력 있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디링케의 학생 그룹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들은 운동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우리는 노동조합들과 사회운동들이 학생들의 저항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그렇게 됐다. 광범한 사회 세력들과 학생 운동의 융합은 정치적 효과만이 아니라 대중적 호소력 확대에도 보탬이 됐다.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퍼센트가 학생들의 동맹 휴업을 지지했다. 이 수치는 당연히 노동조합들의 지지가 보태진 덕분이다. 노동조합의 시위 참가는 또한 학생들의 힘을 강화시켰다. 계급적 지위 때문에 학생들은 그 자체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세력이라 할 수 있다. 생산양식에서 중심적 지위를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노동자들처럼 경제를 멈추게 할 수 없다. 오직 학생과 노동자가 단결할 때만이 자신들이 원하는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시위 주간이 끝나고 나서 조직자들은 다음 학기 때까지 시위들을 유보하기로 했다. 기말고사와 여름방학이 곧 시작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에 없는 동안 계속 시위를 조직하는 것은 운동에 비생산적이고 해를 끼칠 것이었다. 운동은 전략적으로 조직하는 법과 정치적 힘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운동 내 초좌파 그룹과 자율주의 그룹 들은 정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위 전면 재개를 고집했다. 그러나 운동의 다수는 적절한 때까지 힘을 비축하자는 주장을 채택했다.

그러나 운동이 후퇴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동맹 휴업의 조직자들은 벌써부터 이번 가을에 또 다른 투쟁 학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운동에서 결정적 요소는 학생과 노동조합과 사회운동에서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될 것이다. 독일 학생 운동 내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들의 권리만이 아니라 교육을 위해서도 투쟁하는 포괄적이고 광범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학생 운동의 성패는 다음 경우에 달려 있다. 학생들이 노동계급과 동맹을 강화하고 확대할 수 있느냐는 문제, 또 학생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독일 학생들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초좌파적이고 폐쇄적인 일부 조직들을 뛰어넘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결정적이다.

번역 김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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