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영화 <야스쿠니> ― 일본 제국주의의 현황을 폭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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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한국에서 개봉한
야스쿠니 신사는 몇 년 전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가 “국내 문제니 참견하지 말라”며 참배하면서 이슈가 된 바 있다. 그 이름
애초에 신사는 일본의 왕이나 유명인사가 죽으면 그를 신으로 모시는 일본 민간신앙 ‘신도’에서 비롯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더 나아가 신도를 국교로 해서 일본 왕을 신으로 섬기고 자국과 식민지 민중에게 강제했다. 그 중에서도 야스쿠니 신사는 특별한 취급을 받았고 제2차세계대전의 일본측 전몰자들을 호국의 영령으로 제사하는 곳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에 주둔하게 된 미군은 일본 제국주의를 제어하려고 야스쿠니 신사를 일개 종교법인으로 만들고, 일본 왕에게 자신이 인간이라고 선언하게 했으며, 정교분리 원칙을 적용했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문에 미국은 일본에 자유를 줄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는 북한·소련·중국 등 국가자본주의 국가들에 맞서 일본을 아시아의 중요한 동맹 국가로 대우했다.
그 와중에 일본 정부는 1960년대 말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다시 국가가 관리하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1978년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육군의 최고지도자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야스쿠니에 합사했다. 현재 야스쿠니에는 심지어 4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죽은 ‘난징대학살’ 속에서 ‘100명 베기’ 시합을 했던 장교들의 위패도 함께 있다. 한편 어이없게도, 이곳에는 강제 징집된 대만인, 한국인, 오키나와인
이렇듯 야스쿠니 신사는 평화의 상징이라며 하얀 비둘기를 잔뜩 키우고 있지만 역겨울 정도로 그 실상은 평화와 관련이 없다. 예를 들어, 이곳에는 심지어 태평양전쟁 당시 ‘참전한’ 개나 말의 추도비도 있지만, 일본인 외 다른 아시아인들의 희생에는 한 마디 말도 없다. 혈육의 위패가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한국인, 대만인, 오키나와인 들이 자신의 위패를 내놓으라고 단체로 요구해도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일본 지배계급이 야스쿠니 신사 문제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한 일본 청년이 야스쿠니 신사 안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라는 구호를 외쳤을 때 일본 극우파들이 그를 신사 밖으로 끌고 나가면서 ‘중국인은 꺼져’라고 외친다. 일본 경찰은 극우파들에게 맞아 피를 흘리는 이 청년을 애써 구급차로 강제로 호송하려다가 이 청년이 거부하고 구호를 계속 외치자 이유 없이 체포한다. 이 신사 안에서 ‘종군위안부는 역사 날조다’ 같은 헛소리를 하는 자들은 잘만 설치는데 말이다. 일본 지배계급은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는 한편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떨어진 폭탄이 평범한 민중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실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며 다른 나라 민중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겨 온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아래로부터의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
- 영화는 8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미로스페이스, 부산 국도 예술관에서, 8월 19일까지 중구 중앙시네마에서 상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