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전국학생대표자회의에 모인 전국 2백여 명의 학생회 활동가들은 이명박 퇴진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기로 결정했다.

이 날 모인 전국의 한대련 활동가들은 “이명박을 고치는 것보다 대통령을 바꾸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며 “앞으로의 운동이 더 이상 정권에 요구하는 수준의 운동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며 “새로운 높이의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학내에서 이명박 불신임 총투표와 불신임 선언 등을 진행하고 9월 29일 전국적인 총궐기를 치를 계획이다. 이명박 퇴진을 위해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결의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고 고무적이었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퇴진운동을 하기로 결정한 후 이에 대한 부정적 비판과 논쟁이 있었다. 〈시사IN〉은 “이명박 정부는 매우 허약한 정부”라면서도 이명박 퇴진 구호가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오히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응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통일뉴스〉 민경우 기자도 “헌정 질서에 대한 존중감이 상당 부분 안착화”되어 있어 전민항쟁을 통한 이명박 퇴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비관적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한대련의 퇴진 운동 계획은 학생 대표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이것은 대학생들의 이명박 퇴진 열망을 명확히 보여 줬다.

퇴진시킬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퇴진 요구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들은 대중들 안에 잠재돼 있는 정권에 대한 분노와 그 분출을 위해 투쟁의 방향성을 분명히 할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운동의 요구를 이뤄낼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았으나 투쟁 과정에서 잠재된 분노의 분출로 실질적인 요구를 달성할 수 있었던 1987년 6월 항쟁과 1960년 4.19 민주화 운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날 전학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 중에는 퇴진 이후의 대안에 대한 확신이 없어 퇴진 구호를 외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학생은 “퇴진 구호를 내거는 것에 약간의 회의가 있고, 퇴진 이후의 전망에 대해 비관적”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련 의장은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이명박 퇴진 운동의 당위성이 훼손되지는 않”으며, “대중 투쟁 속에서 대안이 자라날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이명박만 물러난다고 해서 사회가 완전히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퇴진을 이루려면 작년 촛불운동 이상의 대중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촛불항쟁에서 대중들의 급진화를 보았듯이, 퇴진 투쟁에서도 대중 의식의 급진화가 큰 속도로 일어날 수 있다. 이명박 이후의 정권이 누구이든 간에 투쟁 과정에서 대중과 노동자들 간의 광범한 연대로 정권 퇴진이 실현된다면, 이후 노동자들은 충전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배계급에게 실질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강력한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총체적 반대의 대상인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해 과감히 퇴진 운동을 벌이는 것은 정말 지지할 만하다. 이 퇴진 운동이 광범한 대중과 노동자들 속으로도 확산돼 반드시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