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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는 진중권 교수 보복 해임과 학생 부당 징계를 철회하라

최근 중앙대는 이미 사문화한 겸임교수 자격 요건을 들어 진중권 교수에게 재임용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명박 정부를 지속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 온 진보 지식인 진중권 교수에게 보복을 한 것이다.

중앙대 총장 박범훈은 지난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기념 한나라당 강연회에서 자신의 여제자를 지목하며 “요렇게 생긴 토종이 애기 잘 낳고 살림 잘하는 스타일 … 사실 감칠맛이 있습니다” 하고 발언해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다. 당시 진중권 교수는 이 발언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자르세요. 잘릴 테니까” 하고 말했다.

또 박범훈 총장은 광주 학살을 저지른 전두환의 대통령 취임식에 쓴 곡을 작곡하기도 했고 이명박 선거대책위원회 문화예술정책위원장과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일관되게 권력에 붙어 중앙대 총장의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지난 8월 17일 학교 측의 진중권 교수 재임용 불가 방침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학교 본관 앞에서 열렸다. 총학생회, 독어독문학과, 독어독문학과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문과대 학생회, 대학생 다함께 중앙대 모임 등 40여 명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규탄 성명서를 읽고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을 선두로 학교 본관에 있는 총장실에 들어가 항의의 표시로 벽에 레드카드를 붙이고 3분 정도 머물다 총장실을 나왔다. 그러자 학생지원처는 독문과 학생 4명(이중 1명은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과 총학생회장, 대학원생 2명에게 ‘총장실 무단 침입으로 인하여 학칙에 위반되어 징계처리할 예정’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심지어 학생들의 부모님에게 “징계를 받으면 취업에 불리하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2009년 8월 24일 진중권 교수 재임용 불가 처분 규탄과 학생 징계 시도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
학교에서 핸드폰으로 보낸 징계처리 예정 문자 메시지

그래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고, 부당한 징계 시도에 맞서 학생들의 행동을 방어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학생 다함께 중앙대 모임은 학생 징계 시도가 앞으로 학내의 자치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학교 당국의 탄압임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대학생 모임 등도 적극적으로 징계 당사자 학생들을 방어했다.

징계 당사자인 독문과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징계 운운 하다가 한방에 훅 간다’, ‘진중권 교수의 재임용을 요구합니다’ 등 탄압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한 학생은 박범훈 총장이 학생들이 원하는 교수는 내치고, 학생들이 반대하는 K교수(제자를 성폭력한 혐의로 학교를 떠났다가 박범훈의 비호로 복직하려고 함)는 받아들이려 한다며 연대를 더욱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현재 징계 대상자들은 학교의 온갖 압박(학교는 해당학과 교수에게 압력을 넣어 징계 당사자들을 위축시키려 했다)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행동이 옳았고 징계는 부당하다고 끝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에 처음 네 단체에서 시작한 비대위에 열두 단체가 추가로 참여(현재 일곱 단체가 참여를 고려중)했고, 졸업생들도 다시 학교 게시판을 찾아 독문과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글을 쓰고 있다.

학생지원처장은 “총장이 많이 화가 났다. 내 입장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이번 징계 시도가 총장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고무줄 ‘원칙’이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금 흑석동에는 두 중앙대가 존재한다. 하나는 이명박 정부에 아부하고, 진보적 교수를 학교에서 쫓아내고, 학생들의 자치권과 수업권,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박범훈 총장의 부끄러운 중앙대다. 또 다른 하나는 학교 본부의 온갖 치졸한 탄압과 징계 방침에 맞서고 있는 학생들과 그들을 지지하고 ‘의’와 ‘참’의 전통에 서 있는 학생들의 중앙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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