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들은 미군 점령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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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나라를 점령한 미군을 적으로 여기는 이라크인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부시와 블레어가 이라크에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약속했던 바로 그 군대에 대한 저항이 커지고 있다.
4월 18일 바그다드의 아비 하네파 노우만 사원을 나선 약 2만 명의 시위대가 든 배너에는 “
수니파의 주요 성직자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위해 이라크를 짓밟고 있다면서 미군의 점령은 불법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라크의 수니파와 시아파가 한데 뭉쳐 미군을 몰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시위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군이 이라크를 떠날 때까지 몇 달 기한을 줄 것이다. 그 뒤에도 미군이 떠나지 않으면 우리는 칼이라도 들고 싸울 것이다.”
같은 시간에 바그다드 북부의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는 약 5만 명이 알-히크마 사원 주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시아파 성직자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그 성직자는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원하는지는 말할 수 있도록 이라크인들에게 허용하면서도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발언권을 주지 않는 정부는 사담 후세인 정부보다 더 나쁘다.”
미군에 대한 불 같은 분노가 이런 시위들을 격화시키고 있다. 미군은 전쟁 초기 국면에서 민간인 수천 명을 살해하고 주거 지역들을 파괴했다. 미군은 이라크의 석유를 관장하는 정부 청사는 보호하면서도 병원·대학·박물관·도서관 등은 보호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바그다드에는 수돗물과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통행금지는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4월 15일과 16일 미 해병대는 북부 도시 모술에서 이라크인들을 총으로 쏴 죽였다. 첫날 죽은 사람만 적어도 10명이다. 이튿날에도 세 명이 총에 맞아 죽었다. 모술 사태를 촉발한 것은 미군의 오만한 행태였다. 미군은 모술 시 청사에 성조기
모술에서 사망자 수가 늘어나자 한 미국 병사는
이런 반미 시위들이 이라크의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그다드 남서부 카르발라에서는 한 성직자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외세의 점령을 반대한다. 그것은 새로운 제국주의다. 우리에게는 미군이 필요 없다. 그들이 여기 온 것은 우리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쿠트에서는 미군과 말다툼을 하던 시위대가 “찰라비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미국이 찰라비를 앞세워 이라크에 꼭두각시 정부를 세우려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기네 입맛에 맞는 세력들과 함께 자치 “회담“을 개최한 바로 그 날 나시리야에서는 약 2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바그다드의 미군 소장 제임스 매티스는 4월 19일이면 바그다드에 전기가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에는 그나마 약간 전기가 들어오던 일부 지역조차 이제는 전기가 끊기고 있다.
킴 센굽타 기자는 이렇게 보도했다. “바그다드의 공공 서비스는 한때 선진국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1백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물론, 미군이 전화국을 폭격한 이래로 2주 넘게 전화도 불통이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장악한 지 열하루가 지났고 미군 공병대가 발전소에서 밤낮없이 작업을 시작한 지 나흘이 지났는데도 기본 시설조차 복구되지 않은 것이 반미 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군이 파괴를 자행했다. 그런데 왜 복구는 하지 않는가?’라는 것이 가장 흔한 질문이다.”
바그다드에서는 약탈과 방화 때문에 약 30개의 병원이 문을 닫았다. 아직도 가동되고 있는 병원 세 군데에서는 수인성 질병들이 발병하고 있다. 매티스는 미군이 이라크인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때 바그다드에서 소비되는 전기의 30퍼센트를 공급하던 두라 발전소에 진을 친 미군 공수부대가 하는 일이라곤 발전소 구내를 지키는 것뿐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모술 시의 주요 병원들이 약탈당해 설비의 약 50퍼센트만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