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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교수에 대한 비열한 탄압을 중단하라

진보 지식인 진중권 교수가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중앙대에 이어 홍익대까지 그가 강의하던 모든 대학에서 잇달아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특히 중앙대는 진중권 교수를 내쫓은 것도 모자라 이에 항의하는 학생들을 징계하려 할 정도로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앙대 당국은 사문화한 조항을 들어 진중권의 교수 자격 요건을 문제삼는다. 그러나 학생들이 지적했듯이 재임용 거부의 진정한 이유는 정권과 총장을 신랄하게 비판한 ‘괘씸죄’에 있다.

중앙대 총장 박범훈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여제자에게 판소리 공연을 시키고 “이렇게 생긴 토종이 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한다”, “감칠 맛이 있다”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진 교수는 “학생을 관기 취급한다”며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진 교수가 같은 대학의 총장을, 그것도 대선 때 이명박 선거대책위원회 일원이었던 친정권 인사를 이처럼 속시원하게 비판한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진 교수 탄압은 단지 중앙대 총장을 겨냥해 올바른 쓴소리를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네 대학에서 모조리 강의권을 박탈당한 것이나, 우익들이 제기한 각종 재판과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진 교수가 받는 탄압은 더 큰 정치적인 맥락이 있다.

눈엣가시

진중권 교수는 이명박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를 조롱하고 거침없이 쓴소리를 해 왔다. 미네르바 때문에 외환보유고가 떨어졌다는 정부 발표를 “신춘문예감”이라고 조롱하고, “이명박을 왜 2MB라고 하는지 알겠다. 2메가바이트” 하고 말할 때 많은 진보적인 청년들이 후련함을 느꼈다. 또한 진 교수는 직접 촛불시위에 참가해 생중계를 하고 대중강연에도 자주 참가하는 등 대중과 거리를 두지 않는 지식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9일, 촛불시위 현장을 생중계하는 진중권 교수(왼쪽). 그의 이런 활동은 이명박 정부와 학교에겐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사진 출처 진보신당 웹사이트 사진게시판

이런 진 교수의 활동은 이명박 정권과 우파들에게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물론 진 교수 특유의 빈정거림이 같은 진보진영 내 좌파 단체 활동가들을 향할 때는 문제였다. 특히, 남한 정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투쟁의 중요한 일부로 헌신해 온 좌파 민족주의 활동가들을 북한 정권과 다름 없는 존재로 낙인찍거나, 촛불시위 때 수배와 탄압을 감수하면서도 운동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려 한 다함께를 맹비난한 것은 분명히 균형잃은 비판이었다.

그럼에도 바로 우파와 이명박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한 것 때문에 진 교수가 지금 탄압받는 것이므로 이명박 정부와 민주주의 후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서서 진중권 교수를 방어해야 한다.

이미 진 교수 방어를 위한 연대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우석훈 씨가 주도해 인문사회과학 저자 5인이 진 교수 방어 성명서를 발표했고, 진 교수의 강의권을 박탈한 중앙대·한예종·홍익대에서도 학생들이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진보적 지식인마저 정권 앞에 무릎꿇리려 하는 이명박의 비민주적이고 비열한 탄압은 더 큰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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