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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스 자이 웅파콘 칼럼:
타이 역사의 후퇴를 보여 준 재판

지난달 방콕 비밀 법정에서 다라니 차른초엥실파쿨(‘다 토르페도’는 그녀의 별명이다)은 국왕모독죄로 18년형을 받았다.

이것은 타이가 북한 같은 권위주의 국가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 준 한 예일 뿐이다. 이 밖에도 타이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붉은 셔츠를 입은 민주주의 수호 시위대의 평화적 집회를 막았고, 선출되지 않은 총리 아비싯은 군부를 부추겨 지난 4월 시위대를 공격하게 했고, 그 결과 시위대 일부가 숨졌다.

또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이런 일들이 진행되는 동안 타이의 이른바 ‘인권 활동가’, NGO, 학자 들이 하나같이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국왕모독죄로 구금된 양심수들을 모른 체하는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태도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다. 이 단체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러 만들어진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다 토르페도는 어떤 폭력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 그녀가 사람을 죽이거나 누군가의 재산에 해를 입힌 것도 아니다. 다 토르페도는 대중 앞에서 당당히 연설하는 민주주의 수호 활동가다. 다 토르페도가 18년형을 받은 것은 단지 그가 한 연설들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타이에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군 장교, 국가 관료들은 온갖 특권을 누리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타이 지배계급의 눈에 최악의 범죄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이다. 그래서 다 토르페도와 수위차 타코르 등 국왕모독죄로 기소된 사람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다.

타이의 엘리트들은 우리가 바보이길 바란다. 그들은 우리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국가와 종교, 왕에 충성하길 바란다. 지도자가 방귀를 뀌면 우리 모두 방귀를 뀌어야 한다. 지도자가 분홍 셔츠를 입으면 우리 모두 분홍 셔츠를 입어야 한다. 우리는 지도자가 이 땅의 가치 있는 모든 것을 창조했다고 믿어야 한다. 타이 엘리트들은 우리가 그들 앞에서 마치 벌레처럼 기어다니길 바란다. 우리는 바보처럼 웃고 한 목소리로 “우리는 왕과 국가를 사랑한다”고 외쳐야 한다.

타이의 평범한 사람들은 대개 훌륭한데, 늘 지배자들이 부패하고 야만적인 것이 문제다. 그런데 저들은 우리에게 훌륭한 시민이 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떠든다.

민주주의는 나무 위에 영글어 때가 되면 떨어지는 과일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다 같이 싸워 민주주의를 쟁취해야 한다. 우리는 철창 안에 구금된 다 토르페도, 수위차 같은 양심수들을 잊어선 안 된다. 국왕모독죄 철폐를 위한 캠페인에 다 같이 나서자!

번역 조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