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는 진중권 교수 해임에 항의했던 징계 대상자 4명 중 ‘도의적 사과’라는 부적절한 태도를 취한 3명에 대한 징계 시도를 철회했다. 그러나 9월 14일,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안국신 부총장은 이번 징계는 종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학교의 입장과 원칙을 일깨워 주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징계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이 글에 즉각 반발했다. 권위주의적이고 위협적인 부총장의 글을 비판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한 학생은 “상대적 약자인 학생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걱정에 떨게 했던 이유가 권위 강화를 위한 쇼라는 걸 보고 정말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1년 전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그때의 일들이 떠오르는 건 저뿐일까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마지막 남은 징계 대상자인 대학원생 최영화 씨는 “부총장이 올리신 글을 보니 더더욱 학교 측의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 당국의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부착했다. 그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징계를 시도함으로써 진 교수님 문제를 덮어 버리고 수업권을 박탈하고 굴욕감을 ‘학습’시키려 했는데 그런 것들을 전혀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징계는 제 투쟁 의지를 더욱 부채질할 뿐입니다” 하고 말했다. 

‘진중권 교수 재임용과 학생 징계 시도 철회 비대위’와 ‘대학생 다함께 중앙대 모임’도 마지막 남은 징계 대상자 최영화 씨를 방어하고, 징계를 받게 되더라도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부착했다. 동시에 징계 대상자를 방어하는 서명을 받으며 학생들에게 학교 당국의 부당한 징계 시도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징계 당사자의 단호한 태도와 그를 방어하는 학생들의 활동은 총장에게 ‘도의적 사과’를 했던 학생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 중 한 학생은 대자보와 학교 웹사이트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은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목적도 옳았고 표현 방식도 현명했습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아무런 잘못한 것도 없이 도의적 사과를 한 것”이라며 “2만 의혈 학우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국 학교 당국은 두 손을 들었다. 대학원장은 〈대학원신문〉에서 “무단침입의 고의성이 없는 등 징계위를 소집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덧붙여 대학원장은 “조사 결과를 학생지원처에 보냈다”고 말했다. 사실 대학원장은 두 번의 면담에서 징계 당사자에게 사과할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대학원장은 징계 당사자의 단호한 태도와 징계위원회를 열었을 경우 쏟아질 학내외의 비난과 저항이 두려워 징계위 소집을 포기했다. 대학원 징계위가 소집되지 않는다는 것은 징계 시도가 사실상 철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원장의 징계위 소집 포기는 학생들의 정당성을 입증한 것이다. 

대학원장이 보낸 조사 결과 때문에 학생지원처와 총장은 무척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들의 본심은 사과를 하지 않은 ‘괘씸한’ 학생에게 징계하고 싶겠지만, 대학원장의 징계위 소집 포기로 징계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이다.

대학원장의 징계위 소집 포기 소식을 듣기 전 최영화 씨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에서 사실 징계 내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징계를 받는다고 해도 전혀 두렵지 않다. 투쟁의 명분은 우리에게 있다. 학교 측은 치졸, 악랄한 명분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부당한 학교 당국의 징계 위협에 맞서 끝까지 정당성과 명분을 지켰던 쪽이 승리했다. 더불어 이 승리는 앞으로 두산 재단과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나 민주적 권리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도록 제동을 건 선례가 될 것이다. 이 경험은 앞으로 있을 학내 구조조정과 등록금 인상에 맞선 학생들의 저항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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