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중사〉 저자로 유명한 역사학자이자 반전 활동가인 하워드 진이 오바마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말한다.


버락 오바마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은 정말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두 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직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게 됐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적어도 우드로 윌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헨리 키신저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전까지는. 수상자에 대한 수박 겉 핥기 식 평가로 유명한 노벨위원회는 이번에도 수사와 제스처에 현혹돼 세계 평화를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선 눈을 감았다.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은 국제연맹 창설에 기여한 공으로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국제연맹은 전쟁을 막는 데 무용지물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멕시코만을 폭격했고,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에 군대를 보내 점령했으며, 미국을 역사상 가장 어리석고 끔찍한 전쟁 중 하나인 제1차세계대전에 참전시켜 유럽을 도살장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일본과 러시아 간 평화협정을 중재했다. 그러나 역시 전쟁광이었던 그는,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겠다는 명목으로 쿠바를 침공해 미국의 통제 아래 뒀다. 또 유혈낭자했던 필리핀 정복 전쟁을 진두지휘하며 평범한 농민 6백여 명을 학살한 군장성을 치하했다.

반면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그가 벌인 전쟁을 비판한 마크 트웨인이나 반제국주의동맹의 지도자였던 윌리엄 제임스 같은 사람들은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했다.

노벨위원회는 또 헨리 키신저 같은 자가 평화상을 받기에 적합하다고 봤다. 베트남 전쟁의 주요 기획자 중 하나였던 그가 전쟁을 끝내는 최종 평화협정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닉슨과 함께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 농촌을 폭격해 전쟁을 확대했다. ‘전범’이란 단어에 어울릴 법한 자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그가 한 약속이 아니라 실제 전쟁을 없애는 데 기여한 바에 바탕해 결정돼야 한다. 오바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 끔찍하고 반인륜적인 군사작전을 지속해 왔다.

노벨위원회는 사퇴해야 한다. 또 자신의 엄청난 기금을 스타덤과 수사에 현혹되지 않고 역사에 대한 이해를 갖춘 국제 평화단체들에게 기부해야 한다.

출처: 미국 반자본주의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번역: 조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