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던 기업과 부자들을 정부 돈으로 떠받쳐 경기가 겉보기에 회복되는 동안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불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소득 지니계수는 0.359로 지표 작성을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다. 절대빈곤율은 11.2퍼센트로 9년 만에 10퍼센트를 넘어섰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올 2분기 하위 20퍼센트가 월평균 90만 원 가량 버는 동안, 상위 20퍼센트는 그 7.29배인 6백57만여 원을 벌었다.

이처럼 소득 격차가 커지는 것은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 탓이 제일 크다. 실질 실업률은 13퍼센트에 이른다. 청년 취업률도 역대 최악이다. 지난해 자살자의 57퍼센트(7천26명)가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일해서 버는 소득이 줄어들면 당연히 자산 소득 의존도는 더 커진다. 노동자들이 (가능하면)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거나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이유다.

그러나 자산의 빈부 격차는 더 크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발표한 자산 지니계수는 소득 지니계수의 갑절인 0.7을 넘었다. 지니계수는 0.4를 넘으면 불평등이 극심한 것으로 본다. 상위 10퍼센트가 금융과 부동산 등 자산 총액 74.8퍼센트를 독식하고 있다.

이런 자산 양극화 현상은 이명박의 자산 거품 정책이 왜 반서민 정책인지 똑똑히 보여 준다. 소득과 자산 모두 양극화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불평등도 커지고 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소비를 안 할 순 없으니 돈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은행을 이용하기도 힘든 사람들은 원금 50만 원에 연이자가 1천8백만 원이나 되는 사채를 쓰기도 한다.

신용카드 기업들 역시 카드를 1억 장이나 발급했는데 이는 카드 대란 때보다 많은 것이다. 총가계 부채는 가처분총소득의 1.4배에 이른다.

그런데도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마트는 8~9월 추석 대목을 끼고도 매출이 줄었다.

한편, 경제 양극화의 단면은 부와 특권을 대물림하는 기능을 하는 교육에서 두드러진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체 현직 판사 2천3백86명 가운데 고교별로는 대원외고 출신이 58명으로 가장 많다. 외고, 자사고 등 21세기 ‘1부 리그’ 고교들은 상류층이 집중해 있다. 최근 판사 신규 임용에서도 서울 강남 지역 고교와 특목고 출신 규모는 약 40퍼센트다.

고위 인사들의 ‘자녀를 위한 위장 전입’ 변명이 많은 것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1억 원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미성년자가 2백10명이다. 이 중 11명은 1백억 원 이상, 66명은 10억 원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놀랍게도 95명은 만 12세 미만이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은 저소득층 자녀 급식비 지원액과 고교 자퇴자 수 간의 복합적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 학생일수록 해가 지나면서 자퇴할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결론내렸다. 그래서인지 실업계가 특목고보다 학업 중단율이 4.3배나 높다.

부와 가난이 소득과 자산 격차라는 거대한 벽을 사이에 두고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다.

2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사회

이처럼 빈곤과 절망을 키우는 양극화가 첨예해 지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친부자 정책을 편 결과다.

이명박 정부는 온갖 반대에도 기업과 부자들에게 대규모 감세를 선물했다. 그 결과 경제 위기를 빌미로 노동자들은 잘렸지만, 대기업 보유 현금은 늘었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소득은 다시 증가했다. 부자 감세로 줄어든 정부 재정은 복지 예산 삭감으로 때우고 있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최근 “정부 선전과 달리 내년 보건복지가족부 총예산은 오히려 3천억여 원 감소했다”고 폭로했다.

“노동자를 벌레처럼 여기는 사람들”(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 가득한 정부가 이런 반서민 정책을 펼치니 ‘노력하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힘들다. 그래서 청년 자살률이 빠르게 증가했다. 2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며 교통사고 사망률의 갑절이다.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중도·실용’ 말잔치는 이 비통한 현실을 가리지 못한다. 14일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에서 이명박 지지도는 다시 33퍼센트로 추락했다.

필요한 것은 절대 다수인 노동자·서민이 스스로 운명을 바꿀 정치적 대안을 건설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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