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말 ‘내국인 노동자 고용 보장’을 핑계로 이주노동자 신규 인력의 유입을 2008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특히 중국 국적 동포들의 입국을 대폭 제한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미등록 체류자 단속·추방을 대폭 강화했다. 2008년에 단속돼 추방된 사람이 2007년보다 65퍼센트가 증가해 3만 5백여 명이었고, 올해도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이렇게 미등록 이주자들을 단속하지 않으면, 이들이 건설 현장 등에서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저지르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은 이주자들이 대거 들어 왔기 때문에 고용불안이 생긴 것이 아니다. 건설 자본가들은 최소한의 인력만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 인원은 모두 하청으로 돌린다. 그리고 하청업자는 똑같은 이유로 또 다른 하청을 만든다. 바로 이런 건설 자본가들이 문제이고, 이것을 비호해 온 정부가 문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는 이주자들을 내쫓는다고 해서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또 지난해 말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이주노동자들의 숙박비와 식비를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게 해 사업주들이 더 싼값에 이주노동자를 부릴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바로 이런 것이 국내 노동자들의 임금·노동 조건 등을 후퇴하게 하는 압력을 형성한다.

정부가 미등록 이주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해 인간사냥식 체포와 추방을 일삼는 것은 미등록 체류자들을 모두 추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이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이간질

이렇게 이주자들의 처지를 더 악화시켜 이주노동자들을 더 값싸고 유연한 노동력으로 부리려는 것이다. 이주자들은 경제 위기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진 본국으로 돌아가느니 힘들더라도 이곳에서 더 나빠진 조건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정부는 고용 불안, 임금 삭감, 복지 삭감 등에 대한 한국 노동자들의 불만이 자신이 아니라 이주자들에게 향하길 바란다.

특히 정부와 기업에 맞서 투쟁할 자신감이 충분치 않은 노동자들에게는 이주자들이 손쉬운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단결해야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 노동자 집단의 일부를 배척하고 이들과 분리하는 순간 노동자들은 진정한 적과 맞서 싸울 힘과 자신감이 마비된다. 1870년에 칼 마르크스는 영국 노동자들이 아일랜드 노동자들을 멸시하고 적대하는 것을 두고 “영국 노동계급이 자신의 조직을 가지고 있음에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것의 비밀이다” 하고 말했다. 이 지적은 오늘날 노동계급에게도 중요한 교훈이다.

119주년 노동절 이주노동자 집회

지배자들의 이간질은 언제나 성공하는 게 아니다. 한국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을 함께 노조로 조직해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며 투쟁할 것인지 아니면 이주노동자들을 내쫓으라고 요구할 것인지 하는 주관적 대응에 달렸다.

올해 경기도 중서부 건설노조, 금속노조 소속 작업장 몇 곳의 사례들처럼 노조가 앞장서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해 일자리를 지키려고 투쟁하고 승리한 고무적인 사례들이 있다.

이것은 바로 여러분이 있는 작업장에서도 실현될 수 있다. 이 교훈이 이 신문을 읽는 모든 노동자 독자들에게도 실천 지침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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