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이주노동자들 억압을 더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렇듯 정부와 기업주들이 이주노동자를 탄압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주노동자와 국내노동자의 분열을 이용해 노동계급 전체의 임금이나 노동조건을 공격하는 것이다.

금속노조가 9월에 발표한 ‘이주노동자 실태조사사업 보고서’(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작업장 열 다섯 곳을 대상으로 이주노동자 실태조사를 벌였다)는 정부와 기업주의 공격에 반대해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함께 투쟁할 때 양자의 이익을 모두 지킬 수 있음을 잘 보여 줬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와 경남지부 한국보그워너씨에스분회는 이주노동자를 조합원으로 조직하고, 계약해지를 막아냈다.

“삼우정밀노조는 비록 한국인 노동자들만으로 노조가 출발하였지만 이후 파업 등 단체행동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노조의 교섭력이 위협받는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고 이주노동자와의 연대, 조직화에 주력하게 되었다.”

“삼우정밀지회는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를 노조로 조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우선 한국인 노동자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 다음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노조와 함께하면 추방해 버리겠다’는 사측의 협박에 굴하지 않도록 보호하면서 그들을 조직해야 했다.”

사측은 이주노동자와 내국인노동자를 분열시키려고 유니온샵과 이주노동자 동등대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책략을 부렸으나 다행히 노조는 원칙을 지켰다. 마침내 노조는 단협에서 인도네시아 노동자 4명을 재계약하라는 것을 주요 요구로 내세워 따내 이주노동자들의 신뢰를 얻고 조합원으로 조직할 수 있게 된다.

“8개월여의 교섭기간 내내 단호하고 비타협적 입장을 고수하였고, 결국 이 원칙은 임금, 작업시간, 상여금 등 실질적 노동조건 개선을 꾀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최근에는 이주노동자가 나간 자리에 이주노동자를 채용한다는 조항을 단협에 명시했다.(2009년 단체협약 요구안)”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보그워너씨에스 현장위원회는 물량 축소를 이유로 이주노동자를 해고하려는 사측에 맞서 이 조항 하나만을 놓고 노동조합 설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벌여 해고를 철회시키고, 이주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실태조사 대상 중 두곳을 제외한 대다수 노조는 이주노동자를 노동조합에 포함시키는 것을 찬성했다. 다만 실제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화하기에 현실이 녹록치 않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쉽게 가입하려 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고용불안 때문이었다. 이주노동자는 1년마다 회사와 재계약을 하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회사가 가지고 있어서 회사가 재계약을 거부하면 저항할 방법이 없는 전형적인 비정규직 노동자다. 게다가 현재의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재계약이 거부된 후 2개월 안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미등록 노동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길어야 5~6년간 합법적으로 체류하거나 아니면 미등록노동자 신분으로 머물게 된다.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활동에 적극 참여하려면 이주노동자의 안정적인 체류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 장기취업과 정주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하며, 이러한 개정운동에 노동조합이 함께해야 한다. 당장 이주노동자가 조합원이 되거나 노동조합에 함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주노동자와 함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주노동자 공격을 강화하는 정부와 기업주에 맞서 함께 연대하는 것이 모든 노동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대안이다.

금속노조가 실태조사보고서를 발간해 모범사례가 확산하도록 나서고, 지원 대책을 적극 제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보고서에서 결론짓듯이 모범사례들을 출발 삼아서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적극적인 개입, 이주노동자 사업부 설치 및 사업 담당자 선정”등을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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