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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거대한 기차》:
중국의 티베트 지배의 일면을 보여 주다

《중국의 거대한 기차》, 아브라함 루스트가르텐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327쪽, 1만 6천원

2006년 7월 1일, 중국과 세계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티베트 고원지대를 연결하는 칭짱 철도가 개통됐다. 칭짱 철도는 중국의 티베트 지배의 상징이다. 《중국의 거대한 기차》는 칭짱철도의 실체를 잘 보여 주는 책이다.

중국 정부는 이 철도로 인해, 티베트로 중국의 물자가 많이 옮겨질 수 있어서, 티베트의 물가도 낮아지고 티베트인들이 이 철도의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의 거대한 기차》를 읽다 보면 중국 정부의 이런 주장이 일제가 ‘조선인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륙침략을 위한 철도를 만든 것 못지 않게 위선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철도 건설 때문에 자신이 살던 집을 스스로 부숴야 했던 티베트인 칼덴에게 철도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저는 정부가 한 말을 하나도 믿지 않아요. 기차로 제가 득 본 일은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리고 철도 건설 후 라사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티베트인 공무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얻기” 때문에 강제로 참가해야 했고, 중국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은 외국인 기자나 티베트인들의 참가가 불가능했던 “그들만의 잔치”였다!

철도 건설은 동시에 그동안 거리 때문에 미뤄져 왔던 (저자가 인용한 중국티베트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티베트에 존재하는 1천2백8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구리, 철, 납 등 16종 주요 지하자원 개발로 이어졌다. 그 결과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해서 마을 주민들이 갑작스런 질병으로 사망하고 2007년 후반에 라사에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하기까지 했다.

철도로 인해 티베트자치구에 티베트 인구보다 많은 관광객 2백50만 명이 들어오고, 라사가 대도시로 성장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 개발의 혜택은 중국어를 할 줄 모르는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에게는 돌아가지 않았다.

또, 《중국의 거대한 기차》를 읽다 보면, 이명박이 현재 ‘4대강 살리기’라는 다른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가 떠오르기도 한다.

젊은 엔지니어 자오스윈은 기차가 지나가는 영구동토층 지역이 녹을 수 있는 위험성 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에 우려를 표한다. 게다가 건설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에도 중국의 티베트 ‘해방’ 기념식에 맞추기 위해 빠르게 건설해 부실공사의 위험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노동자 10만 명이 고산병에 걸리고, 일부는 목숨까지 잃으며 만든 칭짱 철도가 저주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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