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12월 8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아프가니스탄 파병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파병 기한은 무려 2년 6개월이나 될 것이라 한다. 매년 말 불거진 파병군 철수 논란을 피해 가겠다는 심산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30일 재파병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뒤 신속하게 물밑 작업을 추진해 왔다.

11월 12일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합동실사단을 파견한 정부는 19일에는 부정선거로 당선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하미드 카르자이 취임식에 특사를 보냈다. 특사로 다녀온 한나라당 의원 황진하는 “치안 상태를 감안해 … 충분한 규모를 보내[야 한다]” 하고 파병 확대를 요구했다.

11월 18일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한미 전쟁동맹 반대 촛불 문화제

실제 정부는 파병 규모를 애초 발표한 2백80여 명에서 4백여 명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특전사로 병력을 구성하고 자이툰 부대 버금가는 무장력을 갖추겠다고 했다.  

게다가 베트남 전쟁 이후 처음으로 헬기 부대를 파병하겠다고 한다. 도로 매설 폭탄(IED)을 피하려고 헬기를 이동수단으로 택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더 위험한 발상이다. 이미 헬기가 무장 저항세력의 스팅어미사일과 휴대용 로켓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 지난 10월 26일 아프가니스탄 서부에서는 미군 헬기가 미사일 공격을 받고 추락해 장병 7명을 포함, 10명이 죽었다. 그래서 황진하와 함께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을 다녀온 김무성은 “엄호를 위한 공격헬기가 없으면 위험하다” 하고 더한층 무장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현지 조사를 다녀온 정부합동실사단은 파병 예정지인 파르완 주가 “가장 안전한 주 중 하나”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한다. 그러나 파르완 주가 어떤 곳인가? 2005년 5월, 미군이 전쟁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의 반미 시위가 파르완 주에서 벌어졌다. 당시 시위대 수천 명은 “미군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무엇보다 탈레반이 국토의 80퍼센트를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점령군에게 안전한 곳이 있을까? 군인들이 헬기로 이동하고 이를 공격헬기가 엄호하며,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채 ‘재건’이라는 딱지를 부착하면 무장 저항세력의 공격을 피해갈 수 있을까? 이런 딜레마 때문에 김무성은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조용히 우리 PRT[지역재건팀]만 보호하다 와야 한다. 전선이 없는 나라고 민심도 탈레반에 넘어가 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불통” 정부, “불통” 국회

그런데도 친박연대 의원 송영선은 정부의 파병안이 너무 부실하다며 더 많은 군대와 철저한 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 자는 그동안 눈치보지 말고 아프가니스탄에 전투병을 보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심지어 국회 동의 없이 손쉽게 한국군을 파병할 수 있게 상시파병법을 제정하자고 한다.

민주당은 눈치를 살피다 내부 논란 끝에 파병에 반대하는 당론을 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것이 강제적인 것인지 권고적인 것인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민주당에는 송민순 같은 적극적인 파병 찬성론자와 국격에 맞게 파병해야 한다는 ‘소신파’들이 있기 때문이다. 송영선과 함께 상시파병법을 제정하려 혈안인 송민순은 지난 11월 25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는 데 앞장섰다. 

설사 민주당이 파병 반대를 강제적 반대 당론으로 채택하더라도 파병 찬성 의원들을 설득하고 강제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이들은 파병 반대를 외치다 거듭거듭 뒤통수를 쳤다. 확고한 파병 반대 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아직 역부족이다.

따라서 국회가 이명박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저지할 수단이 될 수 없으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불통” 정부에 맞서 우리가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