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한 ‘글로벌 코리아’?

오바마의 증파 결정에 발맞춰 이명박 정부도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지난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파병 동의안은 11일 국회로 넘어갔다.

그간 말 많았던 파병 규모는 최종 3백50명으로 확정됐다. 최근 추가 파병을 결정한 비(非)나토군 중에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파병 기한은 그간 국회에서 1년마다 동의를 구해 왔던 전례를 깨고 파격적으로 2년 6개월로 늘렸다. 매년 국민 눈치보는 것도 번거롭다는 것이다.

이명박은 국무회의에서 “[파병군이] 전투병이 아니라 … 재건팀이라는 사실과 파견 지역의 환경 등을 잘 설명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지만, 파병군의 무장 수준을 보면 ‘재건’과는 거리가 멀다. “대당 10억 원에 이르는 특수장갑차량(MRAP) 10여 대를 임차 또는 구입하는 방안을 미군 측과 협의 중이며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UH-60 헬기 4대도 파견한다. 또 K-11 차기복합소총과 81밀리미터 박격포, K-6 중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할 계획이다.”(〈조선일보〉 12월 9일치)

또 국방부가 파병 동의안과 함께 제출한 예산안을 보면, 전체 4백40억 원 중 방위력 개선비만 2백40억 원이다. 이명박의 말과는 반대로 “재건팀”은 간 데 없고 “전투병”만 남은 셈이다.

파병지로 확정된 파르완주도 “안전하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껏 이곳에서 전투 중 사망한 나토군만 46명에 이른다.

탈레반은 “[한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아프가니스탄의 독립에 반하는 것이며 동시에 2007년 19명의 인질을 풀어준 데 대한 약속을 깨는 것”이라며 “나쁜 결말”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런데도 이명박은 “많은 국민이 필요 이상의 걱정을 하는 것 같다”는 한가한 소리나 하고 있고, 국방부와 한나라당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탈레반의 경고가 빈말이 아님은 이미 삼환기업 노동자들의 사례가 입증해 줬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건설 시공을 하고 있는 삼환기업 노동자들은 “1주에 1~2회 탈레반에 의한 박격포 공격이 있고 [정부의 파병 발표가 있었던] 최근 더욱 잦아졌다”고 증언한다. “운이 좋아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파병으로 인한 우리 국민의 위험을 핑계로 이주노동자 억압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들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현재 10개국 75명의 외국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경찰청장 강희락)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글로벌 코리아”란 이역만리 땅에서 총칼로 그 나라 민중의 저항을 짓밟고, 전 세계 평범한 한국인들을 ‘테러’ 위험에 빠뜨리고, 국내 이주노동자들을 속죄양 삼는, 그런 나라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정부의 정책을 거부하는 국민들이 다수라는 사실이다(“아프가니스탄 파병 재검토해야” 47퍼센트, 반면 “긍정적”은 30퍼센트, 12월 7일 리얼미터 조사).

반전평화 세력은 이런 국민적 지지에 바탕해 이명박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좌절시킬 대중 운동을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