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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 민주당의 제국주의 ‘혼네’(본심)를 보여 주다

지난 12월 25일 일본 민주당 정부는 고등학교 교과서의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통해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학교에서의 학습을 토대로 일본이 학생들에게 주장하고 있는 입장에 기초해서 적확하게 다룬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배려”해 독도를 명시적으로 표기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본질에서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일본 문부과학성 부대신[차관] 스즈키 간은 “영토 문제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하는 문제는 꼭 상대국을 배려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문부과학상 가와바타 다쓰오는 “다케시마[독도]는 우리의 고유 영토로, 정당하게 인식시키는 것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독도 명기를 뺀 것은 “보다 더 간결화하자는 의미”일 뿐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고교 해설서가 따른다는 중학교 해설서에는 독도 영유권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현행 해설서에 비해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1905년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독도를 강탈했다. 1백 년 전 일본이 독도를 강탈한 것과 꼭 마찬가지로 현재의 영유권 주장도 제국주의적 야욕에서 비롯한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더욱 노골적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지배자들이 평화헌법으로 제약된 군사력을 경제력에 걸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과 관계있다. 1990년대 장기 불황은 일본 주류 정치의 우경화를 낳았고,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일본이 이를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우경화를 이끌었던 자민당의 일당 독재가 무너지고 ‘우애와 공생’의 동아시아 공동체를 주장하는 민주당이 올해 집권했지만, 오바마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확대하면서 학살을 계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 지배계급의 일부인 민주당도 일본의 제국주의적 패권 전략을 근본에서는 바꾸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영토 문제에 대한 입장은 바뀔 수 없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한국외대 이장희 교수)된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집권 전에 중의원 선거 공약집에서 “우리 나라가 영토 주권을 갖고 있는 … 다케시마” 라고 밝힌 바 있다.

뭉그적거리기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것도 “크리스마스이자 연휴라 검토 중 … 휴일에는 대사를 초치한 관례가 없다” 하고 뭉그적거리더니 여론이 좋지 않자 부랴부랴 불러 ‘비공개’로 항의했다. 또 성명보다 낮은 외교부 대변인 논평만 발표한 뒤로 잠잠하다.

지난해 중학교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이 명시됐을 때는 주일한국대사 소환, 외교부 성명 발표,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 등 목소리만 높이고 한 것이 없는데, 이제는 목소리조차 높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대응은 예상됐던 바다. 이명박은 이미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일본에 대해 만날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과거 문제는 묻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

이처럼 이명박을 비롯한 한국 지배자들은 일본 제국주의에 제대로 반대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수십 년 동안 한국 자본은 일본에 의지해 성장했고, 현재도 일본은 한국의 수출 총액의 7퍼센트, 수입 총액의 15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국가다. 군사적으로도 제2차세계대전 이후 한미일 동맹이라는 큰 틀은 계속 유지해 왔다.

이번 사건은 민주당 정부 아래서도 변치 않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본질과 변변한 대응도 못하는 한국 지배계급의 무력함을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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