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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국면을 맞이한 프랑스 연금

결정적 국면을 맞이한 프랑스 연금 "개혁" 반대 파업

해외 좌파 저널에서

프랑스 노동자들과 우파 정부 간의 힘 겨루기가 결정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부는 6월 10일 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상정함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공세를 더욱 다그쳤다.

그 개혁안은 노동자들의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 납입액은 올리면서도 노동자들이 나중에 수령할 연금액은 더 낮추기 위한 것이다.

은행 휴무일인 주말이 지나자 노동조합들은 6월 10일 전국 파업과 시위들을 호소했다. 그 파업으로 또다시 프랑스 전역의 교통 수단이 대부분 마비됐다.

이번 투쟁의 선두에 선 교사들은 다시 한번 파업을 벌였고, 대거 시위 행진에 나섰다.

은행 노동자들, 지방자치단체 노동자들, 일부 금속 노동자들, 기타 많은 노동자들도 파업을 벌였다.

연금 개혁을 둘러싼 투쟁이 지금 거의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공공 부문과 일부 민간 부문 노동자들의 전국 파업이 되풀이돼 왔다.

6월 10일의 투쟁은 지난 네 주 사이에 세번째 벌어진 파업이었다. 그리고 매번 하루 파업이 벌어질 때마다 수백만 명이 파업에 동참했고 최대 2백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일부 단체들은 하루 파업에서 더 나아갔다.

교사들은 수천 개 학교에서 무기한 파업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은 연금 개혁안뿐 아니라 교육 제도에 대한 공격에도 맞서 싸우고 있다. 일자리 감축과 사유화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와 대중 교통에 종사하는 일부 노동자들도 하루 파업에서 더 나아갔다. 그들은 지난 번 전국적인 하루 파업 이후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반대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해 강경한 태도와 책략을 병행하고 있다. 정부는 주요 노동자 조직들에게 그들 자신의 연금 제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그들이 투쟁에 나서지 못하게 붙잡아 두고 있지만,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뒀을 뿐이다.

교육 부문의 투쟁은 이번 주에 결정적 순간을 맞고 있다.

왜냐하면 6월 12일에 프랑스의 수능 시험인 “바칼로레아”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사 파업 때문에 시험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학부모·학생·여론을 동원해 교사들을 공격하려 했다. 교사 노조 지도부는 정부가 후퇴하지 않으면 파업을 6월 12일까지 계속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지금 양측은 정면 대결 태세를 취하고 있다.

며칠 안에 어느 한 쪽은 물러설 공산이 크고 어느 쪽이 물러서느냐에 따라 사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노동조합들은 노동자들의 분노를 최대한 발산시켜야

프랑스 정부를 도와 주고 있는 것은 제1야당인 사회당의 내분이다. 새로 선출된 사회당 지도자 프랑수아 올랑드는 정부 계획에 반발하는 대중 정서를 반영함으로써 당의 선거 기반을 재건하려 했다.

그러나 사회당의 주요 인사들은 우파 정부의 계획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주에 옛 사회당 총리 미셸 로카르는 이렇게 선언했다. “정부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가 나중에 다시 집권하더라도 비슷한 정책들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힘을 얻은 정부는 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일부 주요 노조 지도부들도 정부가 자신감을 갖는 데 일조하고 있다. 노동자총연맹(CGT)과 노동자의 힘(FO) 같은 노조의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에게 파업을 호소하면서도 노동자들의 힘을 최대한 발산시킬 수 있는 전면 파업은 유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노동자 조직들 사이에서는 좌절감이 번지고 있다. 지난 주 철도와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일부 지역에서 건물을 점거했던 노동자들은 이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를 지지하는 기업인 단체 전경련(메데프)의 사무실에 대한 공격도 있었다. 프랑스 서부의 라 로셸에서는 메데프 사무실이 불에 타기도 했다.

연금 제도를 둘러싼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열쇠는 더 광범한 노동자 조직들 사이에 전면 파업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애써 자제하며 싸우지 말라고 노조 지도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자카르타 반전 회의를 다녀와서

최용찬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국제 반전 평화 회의가 열렸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참여한 100여 명의 반전활동가들은 각국에서 벌어진 반전 운동의 경험을 교류하고 반전운동이 나아갈 방향과 과제에 관해 토론하고 논쟁했다.

이 회의는 전 세계적인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의 직접적 효과이다. 유럽과 북미뿐 아니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남미 그리고 중동에서 온 활동가들이 회의에 참여했다. 남반구와 북반구 모두에서 인종과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어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에 반대해 함께한 역사적 행동이 이런 반전 국제 회의를 가능케 했다.

이 회의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일이다. 베트남 전쟁이나 아프카니스탄 전쟁 반대 운동 등의 반전 운동은 주로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은 전 세계적인 것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 반대 거리 시위에 쏟아져 나왔다. 필리핀과 일본 그리고 한국 등에서도 대규모 반전운동이 성장했다.

마지막 날인 21일 회의 참여자들은 ‘아체 전쟁 규탄 및 수하르토 퇴진 기념 집회’에 참여했다. 반전회의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국제 반전 회의가 열리던 5월 19일 메가와티 정부는 수마트라섬 북단의 아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공격 명령을 내렸다.

해병대와 특전사를 비롯한 5만 8천여 명의 인도네시아 군대와 경찰이 자유아체운동(GAM)을 상대로 한 전쟁에 투입됐다. 전투기와 폭격기가 민가를 폭격하고 해군은 23대에 이르는 전함을 동원했다. 이것은 전쟁이었다.

인도네시아 군은 철저히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자유아체운동 지지자에 대한 취재가 금지됐다. 군은 기자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키고 뱀피를 먹이며 충성심을 강요했다. 심지어 취재기자들이 살해되고 총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세한 아체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메가와티 정부 하에서만 2만 4천여 명의 아체인들이 이미 살해당하거나 다쳤고, 또 난민으로 전락했다. 지금까지 살해된 아체인들만 1만 명이 넘는다.

학살

이 대규모 병력과 무기가 동원된 전쟁으로 더욱 잔혹한 학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제반전회의에 참여한 자유아체운동 활동가는 인도네시아 군대가 아체인들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자유아체운동 반군이라고 언론에 보도된 7명의 사살자 중엔 13살짜리 아이가 포함돼 있었다.

미국은 수하르토 정권 시절 동티모르에 대한 학살을 지원했듯이 또 다른 학살전쟁인 아체전쟁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 직전 “인도네시아의 국경을 존중”한다며 이 학살전쟁에 ‘녹색 신호등’을 켜 주었다. 아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천연가스를 통제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세계 최대의 미국 석유회사 엑손 모빌이다.

회의 참여자들은 아체 전쟁의 중단을 요구하고 아체 민중이 자유로운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아체 전쟁 규탄 및 수하르토 퇴진 기념 집회’는 매우 전투적이었다. 2백여 명의 대열이 중앙 광장에 모인 뒤 폭염을 뚫고 행진해 IMF 건물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IMF 관리 체제 아래 놓여 있으며 신자유주의 정책이 계속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이 더욱 커져 가고 있다.

그리고 다시 미국 대사관 앞으로 행진해 가 미국의 이라크 점령 종식을 요구했다.

마지막 행진 코스는 대통령궁 앞에서였다. 시위 대열은 아체 학살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민투표’를 연호했다. 집회는 국제회의 참여자들의 연대발언으로 더욱 고무되었다. 인터내셔널 가가 울려 퍼졌다.

그 순간 경찰들이 시위대를 공격했다. 경찰의 목표는 국제회의 참여자들이었다. 아체 전쟁이 세계적인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인도네시아 지배자들은 이 운동이 국제연대 운동과 결합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활동가들이 스크럼을 짜 국제회의 참여자들을 보호했다. 함께 연좌해 구호를 외쳤다. 결국 경찰의 폭력진압에 의해 국제회의 참여자 4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시위대는 강제 해산당했다. 내가 포함된 연행자들은 다음 날 강제 출국당했다.

자카르타 국제반전회의는 전 세계적 연대 운동의 성장 과정 속에 있다. 이 회의 참여자들은 에비앙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반대 국제행동, 9월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WTO 반대 행동, 그리고 내년 3월에 마닐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 연대 회의와 내년 1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세계 사회 포럼 등을 통해 국제 연대 운동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그 결의안의 한 부분이다. “우리는 전쟁과 착취와 불평등 그리고 가난과 억압이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대안의 현실성을 노동자들과 학생들, 젊은이들과 여성들, 이주 노동자들과 실업자들, 그리고 인권 및 평화 활동가들과 시민들의 운동이 성장하는 것을 통해 보고 있다. 그들은 전 세계 모든 민중의 국제적 정의에 기반한 진정한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 정신과 에너지를 모아 함께 투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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