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5차 각료회의

 

에비앙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부시와 그의 파트너들이 결의한 것이 하나 있다. 올해 9월 세계무역기구(WTO) 5차 각료회담에서 “WTO의 협정들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이다.

WTO 5차 각료회담이 다룰 핵심 의제는 13가지다. 그러나 이 의제들이 순조롭게 해결될지는 상당한 의문이다.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As)의 공중보건 관련 쟁점에서 미국은 그 어떤 양보도 하지 않으려 한다. 미국은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 세 가지 질병 치료제만 특허권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이 유전자조작식품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을 WTO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농업 협상은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이 관세 인하 폭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렸던 비농산물 시장접근 협상 회의는 며칠 더 연기됐지만 결국 합의 없이 끝났다.

5차 각료회담은 WTO 협상이 9·11 테러 뒤 순조로워 보였던 4차 각료회담과는 다를 것 같다. 그래서 월든 벨로는 이번 칸쿤 회의는 “제2의 도하”가 아니라 “제2의 시애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WTO 같은 기구에 대한 신뢰 추락에는 강대국간, 강대국과 개발도상국 간 갈등 말고도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WTO 각료들의 자신감은 시애틀 시위로 무너졌다. 그래서 시애틀 시위 직후 WTO의 영국 대표는 “세계무역기구가 134개국의 요구와 열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야 했다. 반자본주의 시위대를 피해 “우주 회의”를 해야 한다는 얘기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얼마 전 〈파이낸셜 타임스〉는 “WTO는 침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그 침몰을 굳히는 것은 반자본주의 운동에 달려 있다.  

 

제2의 시애틀

 

칸쿤은 이미 레드 존으로 선포됐다. 반자본주의 시위대를 막기 위해 저들은 군사 전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반자본주의 활동가들은 칸쿤에서 또 다른 시애틀을 준비하고 있다.

칸쿤 투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의미 깊은 활동이다. 전 세계에서 온 반자본주의 활동가들과 직접 만나 함께 투쟁하고 토론하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러나 칸쿤에 직접 가지 못하더라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 지구적 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9월 6일 반WTO 시위가 계획돼 있다. 노동조합이나 학생회 등에서 활동하는 투사들은 WTO 문제가 왜 우리들 자신의 문제인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 ‘WTO가 우리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우리 노조의 현안도 벅차다’ 등의 다양한 물음들에 답변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을 반WTO 투쟁으로 이끌 수 있다.

WTO에 반대하는 우리의 활동은 이윤 지상주의로 점철된 세계를 바꾸는 투쟁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