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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승리를 움켜쥐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가 최근 타결된 2009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과 성과급 인상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번 결과는 사측과 보수언론의 온갖 공격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통해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기아차 사측은 현대차와는 달리 투쟁을 벌인 ‘강성노조’에 밀려 임금을 올려주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았겠지만, 점차 파업수위를 높이고 있던 노조에 결국 손을 들었다.

노동자들은 성과급 3백 퍼센트 인상, 일시금 5백 만원 지급, 호봉표 변경 등을 따냈는데, 막판까지 호봉표 변경이 쟁점이 됐다. 기본급 인상 효과를 내는 호봉표 변경은 현대차에서도 사측이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기아차 투쟁이 승리를 거두자, 보수 언론들은 “신년벽두부터 무리한 파업으로 경제 회생을 위한 국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중앙일보〉) 하고 노조를 비난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기아차에서조차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못한다면 다른 노동자들도 임금 동결과 삭감 압력을 더 크게 받을 것이 자명하다. 기아차는 지난해 1조 2천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남겨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현대·기아그룹 회장 정몽구는 1년 만에 주식으로 2조 7천1백41억 원을 챙겼다. 사측은 임원진들에게는 임금 10 퍼센트 인상과 대규모 승진잔치를 벌여주면서, 노동자들에게는 임금 동결과 쥐꼬리만 한 성과급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해 왔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지난해에는 단협에 보장된 2시간 잔업수당도 폐지됐고 현장 통제도 강화됐다.

“우리가 희생하지 않았으면 회사는 절대 이런 엄청난 이익을 내지 못했을 겁니다.”

“(관리자들은) 마구잡이로 쪼고 누릅니다. 정말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면서 일용직처럼 일만 했습니다. 입사해서 이렇게 열불이 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측이 신년 1월 중순을 넘긴 지금까지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며 버텼던 것은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특히, “현대 기아차에 2010년은 힘든 한 해”(〈월스트리트저널〉)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노동자들의 고삐를 죄여야만 이후 더 많은 양보를 강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기아차의 승리는 경제 위기 속에서도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이번 성과를 교두보 삼아 이후 예상되는 사측의 공격에 더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