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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동성애자 육우당 추도 예식

지난 6월 5일 기독교연합회관(한기총) 앞에서 자살 동성애자 육우당을 위한 추도 예식이 열렸다. 이 날의 추도 예식은 동성애자에게 쏟아지는 편견과 사회적 차별을 견디다 못해 지난 4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육우당을 추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직도 생생한 고인에 대한 기억으로 예식은 시종일관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매우 올바르게도 참가자들은 고인에 대한 추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이 추도회가 육우당과 같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억압의 강화에 앞장서 온 보수적 종교인과 종교 단체에 맞서 강력한 항의와 규탄의 뜻을 전하는 자리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4월 7일 국가인권위의 청소년보호법시행령 중 ‘동성애’ 삭제 권고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에서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 심판’, ‘동성애자가 에이즈 전염의 주범’ 등의 우익적 선동과 편견 조장에 앞장섬으로써, 동성애자들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분노를 더한층 깊게 만들어 왔다.

한 ‘다함께’ 회원은 한기총의 동성애자 혐오에 대해 “노동자를 탄압하고 이라크 전쟁과 같은 학살 전쟁을 지지해 온 보수 기독교인들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투쟁해 온 육우당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하며 보수적 기독교 지도자들의 위선을 폭로했다.

‘로뎀 나무의 그늘’이라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교회의 목사는 “가장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인권을 유린당하는 사람”이라며, “차별이 그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죽음으로 내몬다” 하고 말했다. 그리고 “기득권층에게 억압받는 이들이 해방되어야 한다” 하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성직자는 최근 ‘로뎀 나무의 그늘’ 교회의 한 동성애자도 자살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의 부의장은 “동성애자 인권 쟁취 그 날까지 함께 투쟁”하자며 항의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육우당이 활동하던 단체인 동인련의 사무국장 역시 “동성애자를 억압하는 자들에게 언제까지나 맞서 싸우며 항의할 것”이라고 투지를 보였다.

공무원 노동자의 즉석 연대사도 있었다. 그는 “개인이 삶의 결정권을 갖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동성애 억압에 맞서는 운동에 노동자 운동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날 예식 참가자들은 지난 4월 7일 성명서에 대한 공식 사과를 한기총에 요청하는 촉구문을 전달했다. 한기총의 사과가 없을 경우, 한기연은 이 달 19일 이후 2차 항의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용민


제조공투본 집회

지난 6월 4일 “2003년 임단투 승리 및 주 40시간제 완전 쟁취를 위한 전국 노조 대표자 총력 결의 대회”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이 날 집회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제조 노동자 6백여 명이 참가해,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 ‘다함께’ 남부 지구는 긴급히 조직했는데도 11명의 회원들이 참가해 신문 82부를 판매했다. 이 중 9부는 가판에서 판매됐는데, 노동자들은 가판을 차리자마자 찾아와 신문을 사갔다. 노동자들은 우리 신문의 제목 “노무현은 우경화하고 있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신문 판매에 참가한 한 회원은 “노무현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니 신문이 잘 팔린다”며 노동자들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노무현이 노동 정책에서도 현저히 우경화하고 있다는 불만의 반영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는 주 5일 근무제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사실상 재벌들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 지난 1일 노무현은 재계 총수들과 소줏잔을 기울이며 “노사관계가 국가 경제를 희생시키거나 경제의 경쟁력을 해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재벌들과 코드를 맞춘 바 있다. 정작 이 날 집회 직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방문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도부는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와야 했다.

그래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도부는 한결같은 목소리로 “노무현 정권이 3개월도 안 됐는데 벌써 노골적인 친재벌 정책”으로 기울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양대 노총이 하나 되어 주 40시간제를 쟁취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 결의는 지금 행동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한규한


아로요 방한 규탄 집회

6월 2일 명동 롯데호텔 앞에서 필리핀 대통령 아로요 방한 규탄 기자회견 및 집회가 열렸다. ‘다함께’ 회원과 ‘아시아사회연대’ 회원 그리고 필리핀 이주노동자 공동체인 카사마코 회원 수십명이 참가했다.

한국의 반전 활동가들과 필리핀 노동자들은 “아로요와 노무현은 부시의 푸들”이라며 미군은 한국과 필리핀에서 즉각 철수하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이라크 전쟁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 핵을 빌미로 한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계속 펴고 있다. 이것은 동아시아에서 핵무기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아시아 소수 민족 독립 운동에 대한 탄압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메가와티 정부가 아체 독립 운동을 탄압하는 것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필리핀 아로요 정부의 민다나오 독립 운동 탄압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신들의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새로운 군사기지를 만들려 한다.

아양

지난 6월 2일 방한한 아로요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충실한 부시의 지지자이다. 9·11 이후 아로요는 가장 먼저 부시에게 전화를 걸었다. ‘테러와의 전쟁’에 지지를 보내며 그녀는 “친구는 왜가 아니라 어떻게 도와 줄까 하고 묻는다”며 부시에게 아양을 떨었다.

심지어 2001년 11월 미국 방문 중 필리핀에 미군이 다시 주둔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녀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이라크 점령이 시작되자마자 점령을 돕는다며 지원군을 파병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그녀는 부시한테서 반군 소탕 비용으로 3억 5천만 달러가 넘는 군사 지원을 약속받았다. 보답으로 아로요는 미군이 필리핀에 확실하게 주둔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또한 아로요는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필리핀 민다나오 섬 민중의 독립 요구를 폭격과 포탄으로 억누르고 있다. 이 군사 공격으로 5월 18일에만 60명이 넘는 민다나오 사람들이 학살됐다. 그녀는 최근 독립운동 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휴전 요구조차 거절했다. 그리고 폭격기를 동원한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이 더러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미 해병대 원정부대(MEU)와 육군특전단(그린베레) 요원 등 2천여 명의 미군 병력과 함께 필리핀에서 합동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어렵게 휴가를 얻어 참가했고 한국의 반전 활동가들과 함께 행동한 것에 매우 고무됐고, 연대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수없이 한국의 활동가들에게 보냈다.

또한 이 행동은 필리핀에서 투쟁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특히 민다나오의 독립운동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고무할 것이다.

최용찬


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

정부의 훼방으로 파업찬반투표가 좌절됐던 공무원노조가 다시 투지를 가다듬고 있다. 노동자들은 대의원대회(6월 8일)에서 이 달 안에 대규모 집회를 열어 탄압에 맞서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무원특별법 저지를 위해 싸우기로 했다. 특히 대의원들은 정부가 노동3권이 아니라 1.5권만을 인정하는 공무원노동조합법(특별법)을 밀어붙이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것은 부결 결과에 굴하지 않고 싸우고자 하는 현장의 압력이 반영된 결과다.

한 대의원은 대회에 온 4백 명의 대의원 중 무려 1백20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지도부와는 다른 별도의 ‘수정안’을 제출했다. 그는 “찬반투표에 관계 없이 다시 투쟁을 조직하자”, “정부 탄압에 맞서 규탄 투쟁을 즉각 조직하자”, “정부가 공무원특별법을 통과시키려 할 때 다시 파업을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곧이어 한 지부장이 지지 발언을 했다. 그는 정부 탄압으로 민주적인 의사 표현이 방해받았는데도 투표 중단을 선언하지 않고 ‘부결’을 선언한 지도부를 비판했다. 또, “탄압에도 불구하고 4만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찬성한 것은 투쟁 의지가 강력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의 전투적인 간부와 활동가가 참여하는 투쟁위원회를 구성하여 새롭게 투쟁을 결의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압력

이 안은 충분히 토론되지 않은 채 지도부의 비민주적 회의 진행 때문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안건 상정 여부에 대해 찬성 119, 반대 188, 기권 93)

하지만 조합원들의 불만을 의식한 의장은 “‘수정안’의 정신을 수용하여 하반기 투쟁을 적극 조직하겠다”는 약속을 되풀이해야 했다. ‘수정안’을 준비하고 반나절 만에 대의원 1백20명의 지지 서명을 조직해온 활동가들의 노력은 투쟁에 소극적이었던 노조 지도부에게 실질적인 압력이 되었다.

노조 지도부는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던 중, 더 투쟁적인 계획을 준비하던 이 활동가들의 의견을 일부 채택해 대회 하루 전에야 비로소 안을 제출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정안을 제출했던 활동가들 가운데 일부가 지도부가 수정안을 실제로 확정하고 투쟁을 조직할 것으로 기대하고는 비판을 삼간 점이다. 현 집행부에 대한 비판이 지도부를 불필요하게 자극하면 되레 반발에 부딪혀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 날 대의원대회는 “투쟁을 조직할 준비가 돼 있는 지도부인지 구분이 안 되니 투쟁위원회로 전환하자. 6∼7월 법 저지 투쟁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한 노동자의 주장이 상당수 대의원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정종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