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악법 경제자유구역법을 폐기하라

김어진

“점차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확대해 한국 전체가 매력적인 기업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노무현 정부의 재경부장관의 말이다.

“쾌적한 주거환경”, “인간 중심의 휴먼씨티”, “첨단산업의 꿈이 영그는 신천지”. 인천 시장이 경제자유구역 지정 대상인 인천을 소개하면서 내뱉은 문구다.

그러나 알려진 대로 경제자유구역법은 노동악법·환경악법이며, 반교육·반보건법이다.

● 노동악법: 경제자유구역법 17조 4항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상의 주차·월차, 생리휴가는 박탈된다. 48일의 유급휴일과 12일의 월차휴가와 12일의 유급생리휴가가 공중으로 날라간다.

파견근로의 대상업무가 무제한으로 확대되고 기간마저 무제한으로 허용된다(17조 5항). 경제자유구역은 노동지옥구역이 될 것이다.

● 환경악법: 초지법, 산림법, 하천법, 폐기물 관리법 등 무려 34개의 환경 관련 법안이 무더기로 무력해진다(11조 인허가 등의 의제).

● 보건악법: 이 법에 따르면 외국인의 병원, 약국이 마구 생겨나게 된다. 그리 되면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권층을 위한 병원과 약국이 탄생하게 된다.

존스 홉킨스 병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 미국의 초대형 병원 4곳이 7월 지정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기 위해 인천시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이 병원들은 세계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자랑한다지만 간단한 진찰료만 수십만 원 이상이다. 하루 입원비는 수백만 원이다. 외국인 환자만 받는다고? 아니다. 이 병원들은 한국인 환자 진료를 금하는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간보험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 귀족학교 양성법: 외국인 학교들이 우후죽순 생긴다. 경제특구의 외국인 학교에는 한국인 입학이 허용된다. 1년 등록금이 5백만 원에서 1천만 원을 육박하는 새로운 귀족학교가 생겨나게 될 것이다. 새로운 8학군으로 교육불평등은 더 커진다.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이런 법을 위해 각 자치단체들은 우리의 돈을 마구 퍼붓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자유구역에 들어오겠다고 신청한 기업한테 막대한 특혜를 주고 있다. 인천시는 1만∼10만 평의 부지를 무상 제공한다. 법인세 전액 면제는 기본이다.

예를 들어 인천시는 미국 부동산투자업체인 게일사한테 송도 땅을 거저 주고 있다. 게일사의 땅 매입 금액은 총 10억 달러(평당 1백만 원)로 이는 매입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 송도 지역 근린 생활 시설 용지의 땅값이 평당 6백만∼7백만 원을 웃도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것은 엄청난 특혜다.

 

끔직한

 

이미 경제자유구역으로 선정된 많은 곳에서 끔직한 일들이 벌어졌다.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수출자유지역에서는 아예 노조 결성이 금지됐다. 과테말라와 파나마의 수출자유지역에서도 노조활동이 억압당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수출지향적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한테 노조법이 아닌 특별법을 적용하고 있다.

환경 파괴는 끔직한 사례들로 기록될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의 대명사였던 멕시코의 마낄라도라의 경우 그 지역에 투자한 기업이 주민들이 식수로 활용하는 하천에 아무런 제재없이 유독물질을 방류했다. 그 결과 마낄라도라의 토지와 물과 공기는 산업 폐기물로 가득찼고 주민의 12퍼센트 정도는 깨끗한 물을 구할 수조차 없다.

캐나다에서는 경제자유구역 내에 있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인간 건강에 치명적인 유독 물질을 발생한다 해서 그 기업에 제재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미국 기업은 도리어 나프타 조항을 이용해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고 제재 조치를 철회했다.

경제자유구역법은 이런 끔직한 미래를 우리한테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