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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청소용역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고용승계가 될 때까지 싸우겠다”

1월 25일, 한양대 안산캠퍼스 정문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투쟁중인 청소용역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한양대 당국은 지난해 말에 노조 활동했다는 이유로 안산캠퍼스 청소용역 노동자들을 무더기 해고했다. 한 노동자는 그 충격에 음독자살까지 시도했다.

1월 25일 한양대 안산캠퍼스 정문 앞에서 활기차게 복직 요구를 하는 여성 노동자들 ⓒ사진 이서영

한양대 청소 일을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부당한 일을 겪은 적도 있나요?

이귀남: 한양대에서 일한 지는 9년 정도 됐어요. 여기 안산에 와서 IMF를 맞았어요. 가세가 기울고, 우리집 아저씨도 IMF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청소 일을 하게 됐는데, 처음엔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냥 구석빼기에 처박혀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그렇게 일하면서 자리가 잡혀 갔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하루아침에…. 저는 해고 통지서도 못 받았고, 왜 잘렸는지 지금도 몰라요.

백금희: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서, 생활을 위해 고정적인 일을 하려고 시작했어요. 주부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어. 그래서 어리석게도 저는 정년퇴직할 때까지 한양대에서 일을 하려고, 학교 앞으로 이사도 했어요. 그런데 이사 온 지 3개월 만에 해고 통지서를 받은 거예요.

유무순(초대 노조 분회장) : 우리가 들어올 당시만 해도 48만 원 받고 일했어요. 2004년에만 해도 최저임금 안 주려고 30분씩 일찍 퇴근을 시키더라구요. 근데 누군가 노조를 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해서 2004년 11월 노조를 결성하고 나서부터 최저임금을 받게 됐죠.

이귀남 : 노조가 있기 전에는 월차를 비롯해 챙겨 받은 게 없어요. 겨우 여름휴가 5일이 있었어요. 노조를 하고서부터 여름휴가 5일에 겨울휴가 5일이 더 생기고, 연차 5일이 더 생겼어요. 우리한테 열흘을 벌어 준 게 이 노조예요.

전추자 : 그런데 이번에 용역회사를 세 개로 늘려 놓고서는 우리를 해고해 버렸어요. 탈락시킨 이유가 뭐냐 물어보니까 이력서를 한 줄밖에 안 써서 안 된대요, 너는 일을 못하게 생겼대. 결국 노조 하는 사람을 다 잘라 버렸어.

매일 한양대 정문 앞에서 홍보전을 하면서 복직 투쟁을 하고 계신데요. 투쟁을 하면서 느낀 점이 무엇인가요?

유무순 : 학생들의 지지를 느낀 적은 많지. 우리 힘으로만 움직이지는 못한다니까요. 우리가 집회에 모이면 학교 당국이 우리를 다 해산해 버려요. 학생들과 함께 있으면 집회는 할 수 있잖아요. 학생들의 지지가, 아들딸처럼 마음으론 항상 고마워요.

강둘남 : [투쟁하기 전에]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줄 알았어요. 다른 사람들 투쟁할 때는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내가 그걸 할 수 있구나.

유무순 : 우리도 더 강해졌어요. 죽기 아니면 살기로 죽어서 나갈 때까지, 고용 승계가 될 때까지 우리는 싸우겠다. 이런 각오가 섰습니다.

김정임 (전국여성노조 경기지부) : 한양대가 손 안대고 코 푸는 방식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의 맹점을 이용해 용역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겼어요. 한양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레프트21〉 독자들이 관심 가져 주시기를 당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