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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기후변화 세계 민중회의” 참가를 호소하다

지난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사실상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회담장 밖에서 10만여 명이 벌인 코펜하겐 기후정의 시위는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는 전 세계적 운동의 탄생을 알렸다.

유엔 기후변화회의가 끝나고 며칠 뒤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코펜하겐 회의 실패를 비판하며 “지구의 권리와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민중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의는 4월 19~22일에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개최된다.

파블로 솔론 UN 주재 볼리비아 대사는 얼마 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 10주년 기념 행사에 참가해 기후정의 활동가들과 세 시간 넘도록 대화를 나누며 기후정의 운동에 대한 정보와 관점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전 세계의 정부와 유엔 기구들, 과학자들 그리고 NGO들을 이 회의에 초대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최대한 많은 정부와 유엔 인사들을 참가시키려 하고 있고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의 일부 정부들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수많은 기후정의 활동가들과 과학자들도 이 회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일부는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선언문과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이들이 모두 참가하게 될 것이다.

회의의 의제는 여섯 가지이다.

(1) 기후변화를 초래한 구조적·체계적 요인을 분석하고 인류가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급진적인 방식을 제안하기

(2) 지구의 권리에 대한 선언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3) 교토의정서와 UN 기후변화총회에 제안할 새로운 공약 합의

(4)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국민투표를 조직하기 위한 방법 논의

(5) 기후정의 재판소 설립 방안 논의

(6) 기후변화를 멈추고 지구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행동과 투쟁 전략 논의

볼리비아 정부는 이번 회의 이후에도 계속 운동을 벌여 나갈 수 있도록 나라마다 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회의 기간이 무척 짧고 코차밤바까지의 여행은 무척 힘든 데다 비용도 많이 든다. 정부 대표들과 UN 인사들, 사회 운동과 NGO들이 모두 참가하기 때문에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회의 개최를 선언했을뿐 회의를 주관하는 위원회도 없기 때문에 조율 문제 등이 생길 것이다. 준비는 인터넷으로만 이뤄지고 있고 통역도 영어와 스페인어밖에 안 된다. 문제는 그 밖에도 많다.

그러나 포르투 알레그레에 모인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사회운동들과 전 세계적 기후정의 운동을 건설하기 위해 다른 대륙에서 온 많은 활동가들이 코차밤바 회의를 지지하고 참가하기로 한 것은 분명하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에 진취성을 발휘하면 종종 비현실적이라거나 심지어 미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변해 왔다.

프랑스 아탁의 크리스토프 아귀똥과 남반구초점의 니콜라 불라르가 지난 1월 말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토의됐던 “지구의 권리와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민중회의”의 개최 취지와 진행 사항을 보고한 것을 장호종 기자가 요약ㆍ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