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엄기영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이명박 정부의 MBC 장악이 가시화하고 있다.

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월 26일 새 사장을 선임하기로 했고, 새 사장은 3월 8일 취임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YTN, KBS에서 진행한 수순대로 ‘낙하산 사장’ 임명을 통해 방송을 장악하고 비판적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민주당 의원 조용택은 청와대가 MBC 인사에 개입한 구체적 정황을 폭로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장 후보군은 고려대 출신인 이명박 측근과 이명박의 대선 언론 특보를 비롯해, 보수 성향의 인물로 가득하다.

MBC 노동자들은 정부의 이런 MBC 장악 시도에 맞서 75.9퍼센트가 찬성해 파업을 결의했다.

MBC 노조는 새 사장이 누가 되든 “방문진이라고 하는 악의 인큐베이터에서 길러진 사람”(이근행 위원장)이라며 투쟁할 태세다. 그래서 보수 성향의 방문진 이사들 퇴진도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친재벌·반민주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비판 언론을 길들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온갖 탄압을 하고 ‘낙하산 사장’을 임명하는 것이다.

이미 이명박 언론 특보 출신 김인규가 KBS 사장으로 임명된 후, KBS는 노골적으로 한나라당 정치인을 홍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MBC 조합원들은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면 MBC의 권력 비판적 목소리가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레프트21〉과 한 인터뷰에서 기자인 정우영 조합원은 “외부압력이 있으면 보도하는 데 자기 검열하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PD수첩〉 때문에 정부의 혹독한 탄압을 받은 이춘근 조합원은 “양심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은 비극”이라며 “조합원들은 1980년대처럼 부끄러웠던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위기 의식을 느끼는 만큼 투쟁 열의도 높다. 이미 방문진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신임 보도본부장과 제작본부장 출근 저지 투쟁을 2주일 넘게 하고 있고, 파업 찬반투표에도 거의 모든 조합원이 참가해 매우 높은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김훈 조합원은 “MBC가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에 저항해야 한다”며 “당연히 파업을 해야 한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MBC 노조는 ‘낙하산 사장’을 인정하지 않고 투쟁할 계획이다.

이근행 위원장은 “언론이 살아나도록, 민주주의가 다시 꽃 피도록 … 피 흘려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고 “이 땅의 민주주의가 살아날 수 있게 국민 여러분도 함께 MBC를 에워싸 달라”고 호소했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MBC 투쟁에 적극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MBC 노동자들은 이미 1988년과 1996년에 각각 사장 퇴진과 연임 반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승리한 바 있다. 또 이명박 정부 들어서만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세 차례 파업을 벌인 저력이 있다.

파업은 다른 언론노동자뿐 아니라 시민들이 연대하는 구심이 돼, 이명박의 방송 장악에 반대하는 여론을 환기할 것이다.

MBC 노동자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그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엄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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