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을 운운하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걱정하는 척하지만, 정작 국내에 정착해 있는 탈북자들은 경제적·사회적 냉대로 고통받고 있다.

정부는 탈북자 수가 급격히 늘고, 그래서 남한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자 탈북자들을 짐짝 취급한다.

탈북자의 남한 입국 규모는 2009년 8월 현재 1만 7천 명에 이르며 해마다 2천~3천 명씩 그 숫자가 늘고 있다. 여성이 전체의 67 퍼센트를 차지하며 2004년부터는 입국자 중 59 퍼센트 이상이 가족 입국이다.

이런 탈북자 증가에 역대 정권들은 지원금 액수를 대폭 줄이고 정착금 지원 기간이나 대상을 축소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것은 탈북자들의 경제적 처지를 더욱 악화시켰다.

〈2009년 탈북주민 경제활동 실태 보고서〉를 보면, 실업률은 한국 전체의 실업률보다 4배 이상 높고 52.3 퍼센트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 생계비를 수급하는 가구다.

〈북한 이탈자들의 패널 연구〉(2009)를 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월평균 근로 소득은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54만 8천 원이다. 남한주민의 월평균 소득의 25 퍼센트에 불과한 액수다.

짐짝

실제로 탈북자들 대부분은 일용직 일자리와 잘해야 단기 계약 비정규직 일자리밖에 못 구하는 게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계속 고조되는 남북 긴장은 탈북자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든다.

이처럼 탈북자들은 경제적 궁핍과 어디 한 곳 기댈 곳이 없는 외로움과 소외, 차별 속에서 또다시 커다란 좌절과 절망을 맛보고 있다.

점점 늘고 있는 탈북 청소년들의 처지는 더욱 심각하다. 북한에서 취득한 학력은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데다 북한 체제를 적대시하는 내용 일색의 교과서와 학교 분위기는 도무지 학교에서 적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이 있는 탈북 청소년들은 그 사회가 통째로 부정당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또 정부는 탈북자들의 남한행 중개인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했다. 여기에는 국내 입국 탈북자 규모를 줄이려는 목적이 크다.

북한과 중국 정부의 탈북자 단속과 강제 송환 정책, 그리고 한국 정부의 극히 제한적인 탈북자 수용 정책 때문에 탈북자들은 중개인에게 매우 큰 비용을 지불해야 남한에 입국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탈북자들은 남한 입국 후 정착금을 받아 이 비용을 충당하거나 북에 있는 가족을 데려오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2월 23일 언론들은 한 탈북자가 중국에 있는 중개인을 통해 정착지원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인 1천5백만 원을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해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것이 왜 처벌받아야 하는 일인가?

중국 등 제3국 등에서 떠도는 탈북자 8만여 명을 국내로 받아들이기는커녕 제3국에 수용소를 지어 수용하려 하고, 정착 탈북자들을 인색하게 지원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 정부는 북한 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