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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어색함을 깨고 도전한 신문 판매

동료 교사에게 신문을 판매하기가 어색하고 어려웠다. 나의 정치성향을 나타내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러다 용기를 내 신문을 권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돈을 받는 것이 어색해 판매하는 신문이라는 말은 슬쩍 생략하고 내 돈으로 구입해 동료교사 세 명에게 신문을 건넸다.

모두 전교조 조합원이었으나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A는 “난 전교조라도 우파야. 교사가 정치활동까지 해야 하나?” B는 “선진국은 보장하는 것 같던데”라고 말했고, C는 “〈한겨레 21〉에서 다룬 기사를 읽어서 알고 있다”고 했다. 나는 A에게 “정치활동을 하지 말라고 하면 우린 투표도 해서는 안 되는 거야. 투표도 정치활동의 하나잖아. 박정희 시대 교사들에게 선거운동 시켰잖아. 이런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권리가 정치적 중립이지. 신문 꼭 읽고 우리 다음에 토론 좀 해 보자” 하며 헤어졌다.

며칠 후 동료들의 반응을 물어 보려고 전화를 했다.

나는 두 사람에게 진보적·독립적인 기사를 쓰기 위해 기업광고를 받지 않고 판매하는 신문이라고 말했다. A는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느냐”며 다음엔 꼭 돈을 주고 사서 읽겠단다. 그리고 “교사는 종교적·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늘 교육받았기 때문에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하니 선생님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C는 “전교조 교사가 조중동을 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한겨레〉만 보기 때문에 좀 편향적인 사고를 하는데 〈한겨레〉는 많이 변했다. 〈레프트21〉은 조금 더 왼편인 듯하다. 다음엔 사서 보겠다”고 했다.

B는 “신문이 매우 격하며, 노조 중심의 치우친 시선 때문에 좀 부담스럽고, 머리에 쥐 날것 같았다. 하지만 신문을 보니 20대에 활동했던 것이 생각나고 잊고 있었던 것을 생각나게 해서 신선했다”고 말했다.

신문을 권할 때 신문의 취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 지레 선입견을 가지고 제한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