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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해고에 맞선:
한진중공업 노동자 투쟁은 정당하다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사상 유례없는 조선업계의 불황 속에서” 노동자들의 “안일한 상황인식”을 질타하며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어떠한 책임도 질 생각이 없다.

한진중공업은 얼마 전 보통주 한 주당 2백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수익의 90퍼센트를 현금배당에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장 조남호는 약 34억 원을 챙기게 됐다. 회사 순이익의 90퍼센트가 줄어든 “사상 유례없는 불황”이 노동자들을 잘라야 하는 이유는 되지만 자기들의 탐욕을 멈출 이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대체 왜 우리만 모든 책임을 져야 하냐”는 노동자들의 항의는 아주 당연하다.

2월 9일 부산에서 열린 정리해고 분쇄 결의대회 ⓒ사진 제공 금속노조부양지부 대우버스사무지회

노동조합은 “경영진의 책임은 간데 없고, 뼈 빠지게 일해 온 노동자들에게만 그 고통을 전가시키고, 경영진은 막대한 배당금과 연봉을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분담할 고통이 남아 있지 않다”고 선언하고, 임금 인상, 인력조정 중단, 조합원들의 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지난 두 달 넘게 대규모 집회, 부분파업, 시민 홍보전, 서울 상경투쟁 등을 해 왔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가 47개 단체로 확대되는 등 연대도 확산하고 있다.

이런 투쟁과 연대 때문에 사측은 한차례 정리해고 명단 통보를 연기하고, 교섭에서 ‘무급 순환휴직’안을 제시하는 등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그러나 저들은 공격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사측은 언제든지 3백52명 정리해고 명단 통보를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노동조합도 26일 전면파업 돌입을 준비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미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당신은 정리해고 명단에 들어있다’고 협박하며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단 발표 전에 전면파업으로 정리해고를 막겠다는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줄 때만이 조합원들의 동요를 줄일 수 있다. 1994년 LNG선 점거파업과 2003년 파업투쟁처럼 싸울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투지를 확인시켜 줄 때 사측의 양보도 강제할 수 있다.

전면적

수많은 투쟁을 겪어 온 노동자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싸우자는 의견은 압도적이다. 협상이 아니라 싸워서 끝내야 완전히 [구조조정을] 포기할 것이라고들 한다.”

이런 점에서 노조 지도부가 사측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노동조합도 고통[을] 분담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아쉽다.

조합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 중 50억 원을 노조가 부담하겠다는 것인데, 이처럼 양보안을 내는 것은 조합원들의 사기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이후 사측이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빌미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22일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의 양보안을 무시하며 “희망퇴직을 더 받고 나머지 인원은 예정대로 정리해고 하겠다”며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IMF 때도 흑자를 낸 기업이다. 적자를 냈던 한진건설과 합병해서 적자 다 갚아 주고, 수빅조선소에 돈 쏟아 부었다. 올해도 흑자를 냈는데 구조조정이 웬 말이냐.

“조남호 회장의 주식이 절반 가까이 되는데 회사의 배당분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가 양보하는 것은 회사가 말하는 어려움을 인정해 주겠다는 것인데, 앞으로도 조금만 어려우면 구조조정하라고 할 것 아니냐.”

금호타이어 노조도 지난해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임금 삭감과 전환배치 등을 양보했지만, 올해 또다시 1천3백77명 인원 감축과 임금 삭감 공격에 직면했다.

그러므로 양보가 아니라 단호한 투쟁을 통해 사측의 “안일한 상황인식”을 뜯어고쳐 놔야 한다.

전면파업이 효과적이려면 과감한 파업 전술도 필요하다. 한 대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사측은 협력업체를 풀가동하고, 크레인에도 비노조원을 끌어들여서 근무시키고 있다. 조합원들만의 파업으로는 큰 타격을 못 준다. 외주업체까지 스톱시켜야 한다. 출입을 봉쇄하고 쌍용차처럼 전면적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려는 적극적 시도가 동반돼야 한다.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조합원들을 설득해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 단결의 힘이 배가될 것이기 때문이다(‘다함께’는 오래 전부터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과 단일 노조로의 통합을 노동운동의 핵심 과제로 제기하면서, 기아차 등에서 이것에 소극적인 사람들과 논쟁까지 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하려면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엄호가 중요하다.

사측은 교섭에서 현 사태가 “한진중공업 노사간의 문제가 아니고 전체 재계와 노동계의 문제다” 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에 걸맞은 연대와 투쟁으로 재계와 이명박 정부에 맞서야 한다.

이렇게 연대합시다

노조 웹사이트 게시판에 응원의 메시지를 올릴 수 있습니다.

●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시 자신이 속한 단체에서 파업을 응원하는 성명서나 연대 메시지를 조직할 수 있습니다.

● 부산이나 서울에서 파업 연대 집회가 열린다면, 가능한 사람들은 주변 친구, 동료들과 함께 참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