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사측이 지난 3일 1천1백99명의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 대상자라고 통보했다. 이 중에는 도급전환 대상자 1천6명도 포함됐다. 피도 눈물도 없이 노동자들을 폐휴지 취급하는 사측은 달랑 휴대폰 문자 메시지 하나로 이를 통보했다.

사측은 노동청에 해고 계획을 신고했고, 한 달 뒤인 4월 2일이면 1천1백99명에게 해고통지서가 배달된다. 체불임금이 6백 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가정파탄,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금호타이어 사측은 뻔뻔스럽게도 ‘원가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직 노동자 3명 중 1명을 해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합병 실패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인한 자금난은 전적으로 경영진과 채권단의 책임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사과 한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은 “노조가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사가 살아날 수 없다”며 사측과 채권단 편에 서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기존의 일자리마저 없애는 ‘이명박식 일자리 정책’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파업 찬반투표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의 명단 통보 이후 집회와 파업 찬반투표 일정(8~9일)을 공지하는 등 투쟁 모드로 전환했다.

그동안 노조 지도부는 강경한 말과 달리 양보교섭에 치중했다. 지난 2일에 일부 교섭위원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제시안 양보안(기본급 10퍼센트 삭감, 상여금 100퍼센트 반납, 해고 없는 아웃소싱 단계적 시행 등)은 “조합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고통을 강요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인할 수 없”다던 그동안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조합원들의 사기만 떨어뜨렸다. 사측은 더욱 기고만장해서 노조의 양보안을 거부하고 명단을 통보해 버렸다.

노조 지도부는 명단 통보 뒤 소위 ‘산 자’와 ‘죽은 자’로 분열된 조합원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보여 줬던 수세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력한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를 중단시킨 한진중공업의 경험을 곱씹어야 한다. 현재 필요한 것은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파업 찬성률을 높이는 것이다.

광주 지역 진보진영은 민주노동당의 주도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책위 구성 등을 통해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신당 윤난실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노사가 협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합리적인 중재자”가 되겠다는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을 위한 광주시장 예비후보 공동 의견서’에 이름을 올린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쌍용차 파업 때도 진보정당이 한나라당·민주당이 주도하는 ‘노사 중재’에 끌려 다닌 것은 투쟁에 도움이 안 됐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단호한 파업으로 나서야 하고 진보진영은 중재가 아니라 연대 투쟁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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