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낙태 시술 병원을 고발한 것도 모자라, 이제 정부가 직접 낙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불법 낙태 신고 센터’를 만들어 낙태 시술 산부인과를 제명하겠다는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해 핫라인을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상담의 목적은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도덕적 압력을 넣는 것이다. 

청소년 한부모 ‘자립’을 돕겠다면서 한 달에 겨우 양육비 10만 원 쥐어주고 애를 낳으라는 어처구니없는 대책도 포함됐다. 

그런데도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정부가 더 강력히 단속에 나서지 않는다며 처벌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매우 제한돼 있는 현행 낙태 허용 사유조차 폐지하고 ‘임신 유지가 모체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강간으로 임신해 낙태하는 경우도 처벌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각계’가 참여하는 사회‘협의’체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회협의체의 목적이 “생명존중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 만큼, 결국 낙태 단속을 합리화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진보적 여성단체들은 이 협의체에 ‘개입’할 것이 아니라, 사회협의체의 불순한 목적을 폭로하고 낙태 단속에 반대하는 운동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낙태 처벌에 반대하는 여성계도 참가했다’며 협의체를 미화하는 데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극을 막기 위해 

이미 산부인과의 90퍼센트가 낙태 시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은 여성들을 더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다. 

마땅한 낙태시술소를 찾지 못해 눈물로 밤을 지새우다 혼자 낙태를 시도하거나, 예전보다 열 배 이상 오른 낙태 비용을 마련하느라 경제적 곤란을 겪을 것이다. 

10대 청소년들이 낙태할 시기를 놓쳐 영아를 유기하는 일도 곧 벌어질 것이다. 처벌받을까 봐 수술을 미루고 미루다가 위험천만한 후기 낙태를 하는 여성들도 생겨날 것이다. 또, 치솟은 수술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무면허 의사에게 몸을 맡겼다가 몸이 망가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런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 낙태 단속을 중단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