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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유럽의 경제 위기, 긴축 정책 그리고 저항

유럽의 민간부채 위기가 공공부채 위기로 전이됐다. 그리스가 대표적이지만, PIGS(순서대로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을 가리키는 영어 낱말 첫 글자의 조합)와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리스 총리 파판드레우는 독일·프랑스·미국을 순방하며 그리스 국채 금리를 낮추려 한다. 그러나 그리스 국채 금리는 여전히 매우 높다. 급한 불은 껐지만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파판드레우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 그래서 노골적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가리지 않고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임금과 연금 삭감 폭이 적나라하게 공표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분노가 치솟고 있다. 지금 노동자들은 재무부 건물을 점거하고 있고, 국립인쇄소 노동자들이 긴축예산안을 인쇄할 수 없다며 점거에 들어갔으며, 환경미화원들이 파업을 하는 등 다양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3월 11일에는 또다시 총파업이 계획돼 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기층의 압력에 떠밀려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리스 좌파들의 대응은 불균등하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이 속해 있는 반자본주의좌파연합이 전면에 나서고 있고 공산당과 시리자(좌파연합)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것은 이주자들이 저항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자들이 총파업에 조직적으로, 규모 있게 참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경제 위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 혐오 등 인종차별이 더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심장한 반격이다.

최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도 이주자들이 규모 있게 시위에 참가했지만, 안타깝게도 이탈리아의 급진좌파들이 약해진 탓에 적절하게 대응을 못했다.

그리스의 저항은 인접국에서 파급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많은 유럽인들이 이 위기를 유럽연합 전체의 위기로 본다.

유럽의 급진좌파들은 그리스에 대한 연대를 건설하려 한다. 또, 그리스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준비하는 중이다.

파급 효과

한편, 영국에서도 최근 대중의 불만 급증으로 (그동안 확실한 듯하던) 보수당의 5월 총선 승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보수당이나 노동당이나 둘 다 긴축재정을 시행하려 하지만, 삭감 폭이 너무 크고 빠르면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어 눈치를 보며 속도를 조절하며 책략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노동당과 보수당 모두 총선이 끝날 때까지 긴축을 유예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대학에서는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 예컨대,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공격이 진행되고 있고, 학생들이 점거 투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도 파업을 결의했다.

투쟁의 발전 속도는 그리스보다 느리지만 긴축정책에 맞선 상당한 저항이 앞으로 예상된다.

2009년 가을에 집권한 독일 정부는 취약해 지금껏 무엇 하나 추진하지 못했다. 감세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허약한 정부가 제대로 공격을 추진하지 못하는데도 노조 지도부가 자발적으로 양보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일자리 나누기를 명분으로 임금 삭감과 노동시간 단축에 합의했다. 공공부문 노조도 ‘예산이 부족하다, 우린 한 배에 탄 운명이다’ 따위 얘기를 하며 비슷한 합의를 했다. 디링케(좌파당)가 이를 반박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디링케는 지난 2월 드레스덴에서 1만 5천 명이 모인 반나치 시위를 성공적으로 조직했고 아프가니스탄 반전 집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3월 첫째 주에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증파 결정을 하자 디링케는 (불법이지만) 의사당 안에서 반대 집회를 주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디링케는 3월 20일과 6월 12일을 경제 위기 고통전가 반대 행동의 날로 잡고 있다. 학생 운동 단체들의 참가를 고무하고 있다.

비록 불균등하지만, 유럽 전역에서 노동자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의 저항은 인접국에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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