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72.3퍼센트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해고 대상자들에게 명단이 통보된 뒤였지만, ‘산 자’와 ‘죽은 자’를 뛰어넘어 많은 조합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사측은 1천1백99명에게 해고를 예비통보하고 대폭적인 임금 삭감을 강요했다. 노동자들은 워크아웃이 진행된 후 두 달 넘게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라는 채권단과 정부, 사측, 보수언론 등의 갖은 비난과 협박에 시달렸다.

이번 파업 결정은 이런 공세에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구조조정에 협력하라는 사측에 맞서 파업을 결의한 금호타이어 노동자들 ⓒ사진 임수현 기자

이제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한 만큼 저들의 고통전가 공세는 더욱 거셀 것이다.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은 연일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조가 구조조정에 동의해야 한다”며 사측과 채권단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사측 관리자는 “현재의 부실은 금호타이어 스스로 자초한 것”인데도 “정작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노동자)가 수술을 거부하니 도리가 없다”며 “부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으로 부도 협박이 거셀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런 협박에 맞서서 우리 쪽에서도 선명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조가 주장하는 “조건[노동자 희생] 없는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공기업화 요구가 필요하다.

최근 쌍용차가 또다시 자금난에 빠져 지원을 요청했고, 노동자들은 또다시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이것은 국가가 책임지고 기업을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게 가장 타당함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7일에 구성된 금호타이어 가족대책위(이하 가대위)의 엄희영 씨 말대로 “노동자들이 교대근무로 새벽을 밝히며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을 때 경영진의 무리한 기업 확장과 도박성 해외투자로 회사가 위태로워졌다.”

그런데 정작 이것을 책임져야 할 박삼구 회장은 경영권을 보장받았다. 채권단은 투자자들에게도 현재 주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줬고, 알짜배기 계열사인 대한통운 지분도 보장했다.

채권단은 “막판까지 버틴 투자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면서” 노동자들은 “쓰다가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가대위 김복심)처럼 취급했다.

따라서 금호타이어 노조 지도부는, 지금은 철회했지만 지난 교섭에서 제시했던 양보안에 미련을 둬서는 안 된다.

일회용 소모품

지도부는 “단 한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말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해고대상자가 아니지만 엄청난 임금 삭감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른바 ‘산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과 함께 16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단호하게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간담회, 가대위·연대단체와 함께하는 전체 조합원 집회, 거리 홍보전 등을 조직해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강력한 투쟁을 통해 정리해고를 중단시킨 한진중공업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와 지역 단체들도 연대 투쟁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줘야 한다. 고무적이게도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총파업을 목표로 연대 투쟁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지역 단체들도 지역대책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상반기 투쟁의 혈로를 개척”(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하기 위해서라도,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