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3월 20일 오후 서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의 탄압을 뚫고 출범식을 성사시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이 이명박 정부의 집요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3월 20일 서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출범식을 성사시켰다.

출범식에는 전국에서 모인 공무원 노동자들과 다함께, 전국학생행진, 사회진보연대 등 연대단체 회원들까지 모두 1천여 명이 참가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와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박석운 대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도 공무원노조의 출범을 축하해주기 위해 참가했다.

저절로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차가운 바람과 황사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노동자들은 시종일관 박수치고 함성을 지르고 노래와 율동을 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공무원노조의 출범을 힘차게 알리고 있다

연단에 오른 양성윤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힘찬 연설로 공무원 노조 출범을 선언했고 공무원 노동자들은 우렁찬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이제 침묵할 수 없습니다. 강철 같은 자랑스런 전국 공무원 동지 여러분, 어떤 시련이 있더라도 권력과 자본의 하수인이 아닌 노동자의 이름으로 다시 섰던 공무원노조의 창립 정신으로 재무장하고 달려 나갑시다.”

“1백만 공무원 노동자의 대행진을 오늘부터 시작합시다.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등 반공무원 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정권에 맞서 5월 총회 투쟁을 반드시 성사시켜 냅시다. 우리의 투쟁은 정당합니다.”

“저들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힘차게 올바른 길을 걸어오신 동지 여러분의 결의에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1백만 공무원 노동자의 이름으로 세상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세우는 통합된 공무원 노동조합의 역사적 출범을 선언합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3월 20일 오후 서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의 탄압을 뚫고 출범식을 성사시켰다
노조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3월 20일 오후 서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의 탄압을 뚫고 출범식을 성사시켰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막무가내식 탄압을 규탄했다.

“여러분 1차 신고 반려될 때 노동부가 뭐라고 했습니까? 총회 안 했다고 반려시켰죠? 그래서 우리 총회 하려고 하는데 행안부가 단체행동 하지 말라고 하네? 미친 것 아닙니까?”

“이달곤 행안부 장관 어디갔습니까? 경남도지사 출마한다고 하죠. 80만 조합원이 응징하겠습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참석해 공무원노조 출범식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이명박 정부는 오늘의 출범식을 불법집회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를 불법 노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노동조합 허가제 하고 있습니까? 스스로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신고하면 노동조합 아닙니까? 백번 양보해도 법외노조로서 축구대회를 하건 야구대회를 하건 출범식을 하건 그것은 자율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행사 아닙니까? 지금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노조가 아니라 바로 이명박 정부입니다.”

용산 철거민 투쟁과 〈PD수첩〉 재판에서,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맞서 철거민들과 언론 노동자들을 변호한 권영국 변호사는 “공무원 노동자들이 정권에 맞짱을 뜨기 위해서 투쟁하자”며 “여러분과 함께 이 망발적이고 해괴망측한 이명박 정권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이날 출범식에는 사회진보연대, 다함께, 전국학생행진 등 많은 연대단체가 참가했다.  

공무원노조 본부장들을 대표해 연단에 나선 김주업 광주지역본부장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외로운 투쟁이 아니라며 참가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저는 조금도 두렵거나 외롭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정부의 탄압에서 공무원노조의 존재가치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무원노조의 대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이 얼마나 정당한지를 새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무원노조는 이명박 정권과 수구보수 세력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입니다. 반면에 우리 민중 진영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원군이 될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우리 공무원노조를 말살하려고 탄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자랑스럽습니까?”

 탄압

한편, 이명박 정부는 이날 공무원노조 출범식에 참석하는 노동자들을 공무원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출범식 장소로 예정된 KBS 88체육관 측에도 압력을 넣어 사용을 막았다.

그래도 공무원노조가 출범식을 강행하려 하자 이번에는 경찰을 동원해 아예 행사장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그래서 출범식이 열리기 전 88체육관 앞에서는 기자회견이 열렸고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 등을 비롯해 30여 명이 참가해 이명박 정부의 탄압을 규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런 탄압을 뚫고 출범식을 성사시키기 위해 삼삼오오 흩어져 대기하다가 일사분란하게 서울대로 집결해 출범식을 개최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출범식이 열리기 전 88체육관 앞에서는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주노동당, 전교조, 다함께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전국공무원노조 출범식을 원천봉쇄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가 동행취재한 서울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정부의 탄압으로 더 많은 조합원들이 출범식에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를 토해냈다.

“휴일에 그것도 실내에서 하는 행사까지 막는 이유가 뭐야? 법적인 근거도 없는 거 아냐?”

“구청 총무과에서 [출범식] 갈 거냐고 계속 연락이 오더라구. 근데 휴일에 내가 어딜 가던 말던 뭔 상관이야.”

“뭐라는 줄 알아? 주말에도 공무원의 품위를 유지하는데 신경 쓰래. 그럼 품위 유지비라도 주던가”

출범식에 참가하려고 전남에서 올라온 한 조합원은 이명박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노조에 기싸움을 걸어왔다”면서 “결국 누가 이기나 한 번 보시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명박 정부의 묻지마 탄압 때문에 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위축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번 출범식은 조금이나마 그런 위축감을 덜어내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경제위기 고통 전가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서도 탄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서도 노동부 직원 두 명이 몰래 사찰을 벌이다 발각돼 쫓겨났고,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조합원들은 시청 관계자들과 경찰 등이 열차를 타는 조합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런 탄압에 맞서 싸우며 5월 15일 총회 투쟁을 성사시켜야 한다. 민주노총과 진보진영도 이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공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체 노동자들의 삶과 민주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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