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당국이 3월 23일 교무위원회 회의에서 구조조정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번 최종안에서는, 없애려던 일부 학과 폐지를 유보하거나 축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학과별 경쟁 체제를 강화할 계열별 책임 부총장제 도입도 못박지 않았다. 

학생과 교수가 힘을 합쳐 끈질기게 항의하자 학교 당국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3월 22일 교수·학생·학부모 5백여 명이 모여 구조조정에 항의했다.

3월 22일 ‘중앙대 학문단위 일방적 재조정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에는 교수·학생·학부모 5백여 명이 모여 ‘구조조정 반대’, ‘학내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교수협의회 회장인 강내희 교수는 “학교 본부도 그렇게 모인 것을 보고 행보를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력

그러나 중앙대 당국은 문과대 독문·불문·일문과 학생과 교수 들이 ‘기초학문 탄압’이라며 반대하는 학부제는 그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압력에 밀려 일부 학과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한 한편, 구조조정 반대 투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을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임지혜 총학생회장과 표석 문과대 부학생회장은 “항의 동력을 분산시켜 하나하나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문·불문·일문과 학생과 교수 들은 3월 11일부터 본관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해 왔다.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에도 학생과 교수가 농성 천막을 지켰지만, 학교 당국은 들은 체도 안 한 것이다. 오히려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외부 인력을 동원해 철거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강내희 교수는 “학교 본부가 교묘하게 ‘분리 통치’를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곳은 일단 놔 두고 제2외국어 어문계열 학과만 이번에 죽여 놓는 것이다” 하고 지적했다. 

“좀 있으면 정원 조정이 있을 거다. 지금 [폐과되는 대신] 학부로 살아남은 곳도 [정원 조정 과정에서] 약화될 수 있다. 앞으로도 구조조정은 계속될 것이다.”

단지 세 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 확정된 안은 4월 초까지 이사회 승인을 얻어 교과부 심의를 받는다. 강내희 교수의 지적처럼 구조조정은 이번 한 번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폐과’를 피한 학과들에도 다시 구조조정 칼날이 닥칠 수 있다. 다음 이사회에서도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다.

‘돈 안 되는 학문’은 냉대하고 구성원들의 간곡한 목소리도 무시하는 학교 당국과 재단을 내버려 둬선 안 된다. 

학생들에게 ‘취업 맞춤형 인간’이 돼라고 더 재촉할 것이고 학내 민주주의도 무시할 것이다. 최근 ‘시위 방식에 관한 공고’를 내 구조조정 관련 시위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징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위협한 것처럼 말이다. 학내 시위 참가자들을 사진 채증하는 게 흔한 일이 됐고, 이에 항의한 학생에게 학생처 직원이 폭력을 휘두른 일도 있었다.

중앙대 당국의 구조조정을 좌절시켜야 할 이유는 여전히 분명하다. 독문·불문·일문 세 학과 구성원들은 최종안 발표 다음 날 총회를 열어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농성 천막도 ‘우리 손으로 친 건데 걷을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임지혜 총학생회장도 “구조조정에 문제 제기하는 행동을 계속 벌여 나가겠다. 독문·불문·일문 세 과와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식 구조조정, 그에 뒤따르는 학내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 구성원들이 단결해 저항을 이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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