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정당들과 자본가 야당들의 선거연대인 ‘야5당 협상회의’가 잠정 결렬됐다. 민주당 내부의 반발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민주당에 “절망감”과 “분개스러움”을 표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기득권에 집착하지 말고 제1야당답게” “추가협상에 임해야 [한다](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우파 정부의 공세, 광범한 반MB 정서를 들어 계급협력 노선을 정당화했다. 

민주노동당이 말과는 달리 실천에서 진보대연합에 뜨뜻미지근했던 것도 그래서다. 민주노총이 강력하게 진보정치대통합을 요구했지만 민주노동당은 구두선에 그쳤다. 

물론 진보신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일부 진보신당 리더들은 나름 진보정치대통합에 진지하게 반응했지만, 진보신당 자체는 오히려 진보 정치의 재구성이라는 이름으로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반MB 연합 노선에 입각해 있다 보니,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성사 그 자체에 목매달았다.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정체성과 정강 정책”이 다른 정당들이 “차이를 넘어서 협상이 실현되려면 [협상을] 되게 해야 한다고 하는, 목표의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협상의 성사 자체가 목적이 되다 보니 민주노동당의 정책에 한참 못 미치는 정책 합의까지 해 줬다. 민주노동당은 한미FTA 반대, 노동3권 보장, 비정규직 사유 제한 등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반대하는 쟁점을 사실상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심지어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이 ‘야5당 협상회의’ 최종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도 야당 선거연대를 지지했다.

그러다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주당에게 뒤통수를 맞게 된 것이다.

분열

이런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많은 노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두 노동자 정당 중 하나는 자본가 야당과 선거연합을 하고, 다른 하나는 독자 출마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가? 

자본가 야당 후보와 노동자 정당 후보가 맞붙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사실상 전자를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광범한 반MB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패퇴시키고 싶어한다. 민주당에게라도 투표해서 한나라당을 꺾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얼마나 이명박 정부가 증오스러우면 그러겠는가. 따라서 그런 사람들을 상종하지 못할 배신자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장차 선거보다 비할 데 없이 중요한 계급투쟁 속에서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에 투표하는 사람들을 적대적으로 대하기보다는 그 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대중적 정서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노선을 고수한다면 노동자들(특히 조직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민주노총 내에서 반MB연합을 놓고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이 반MB연합에 목을 맨다면 진정으로 “진보진영의 정치적 영향을 확대하는 유력한 방도”인 노동자 투쟁을 오히려 자제시키는 모순된 처지에 놓일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반MB연합 노선을 포기하고 진보 선거연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고 어려운 길일 것이다. 선거적 이득도 포기해야 할 수 있다(민주노동당이 야당 선거연대를 통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기초단체장 후보 자리 몇 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지지 기반인 노동계급의 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자본가 정당과 연합하는 것은 중대한 실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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