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도시2〉는 홍형숙 감독의 신작으로 37년 만에 3주 일정으로 고국 방문길에 오른 송두율 교수가 재독학자에서 ‘거물간첩’이 되면서 구속과 재판을 거쳐 7년 형 확정을 받은 뒤, 다시 무죄가 확정되는 1년을 밀착해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넌센스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어떤 극영화보다도 긴박하고 또, 깊은 교훈을 전한다. 송 교수의 죄목은 ‘반국가단체 가입 및 회합·통신’이었다.

경계도시2

당국은 갖은 억측과 그것으로 만든 자료들로 그의 구속을 정당화했고, 심지어 독일 국적 취득 후에 북한을 방문한 것까지도 문제 삼았다.

이 영화는 한 개인의 머릿속을 뒤져 가며 검열하고 ‘빨간 칠’을 하기 급급한 공안검찰과 국가정보기관, 보수언론을 폭로할 뿐 아니라 진보진영 일부의 약점도 지적한다.

우선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고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활동을 했다고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발표하자 양심적 학자를 탄압하지 말라며 방어하던 〈한겨레〉,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주화를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송 교수를 방어하는 데 머뭇거린다.

얼굴만 봐도 알 만한 진보인사와 학자들이 송 교수에게 국가보안법에 맞서 싸우기보다 사실상 전향에 준하는 준법서약, 독일국적 포기, 노동당 가입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송 교수는 결국 이런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한다. 그러나 참혹하게도 송 교수는 7년 형 선고를 받고 구속된다. 송 교수가 받아들인 ‘전술적 양보’는 결국 싸우고자 하는 상대의 양보로 이어지지 않았다.

독일 학자 하버마스, 노벨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 하워드 진, 노엄 촘스키 등 국제 석학들이 송 교수의 구속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함께 등 일부 국내 진보진영과 일부 학자들도 송 교수 방어에 나섰다. 결국 수개월 만에 송 교수는 석방된다.

송 교수가 구속된 2003년 노무현 정부는 말로는 국가보안법을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사회운동을 위축시키는 데 이를 악용했다. 송 교수는 석방되면서 재판부에 ‘역사가 나의 무죄와 함께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시간을 분명하게 기록하리라 믿는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국가보안법으로 양심과 사상이 공격받는 현실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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