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꺄. 오른손으로 밥 먹어. 네가 쌍놈이야?”

1998년 강원도 산골 모 부대에 배치된 카오루는 아버지뻘의 주임원사에게 뒷통수를 맞으면서 고난 아닌 고난을 당해야 했습니다. 정말 완전 옛날식 교육만을 받아 온 주임원사의 눈에는 왼손으로 밥을 먹는 제가 상당히 거슬렸나 봅니다. 타고난 왼손잡이인 저는 어려서부터 이에 대한 콤플렉스와 함께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갖게 되었지요. 여럿이 먹는 식당에서 밥먹을 때, 왼쪽에 있는 오른손잡이 일반인(?)과 팔을 부딪히면 일부러 더 왼팔질(?)을 하면서 그들을 위축들게 하거나 시비로 번져서 싸우기도 여러 차례였습니다. “왼손잡이라고 내가 손해 봐야 할 이유가 뭐냐?”라는 생각에 뻗대고 살아 온 거죠.

지금은 바뀌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스로 조심스러워졌지요. 그렇다고 위축되거나 눈치를 보는 게 아닙니다.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조용히 저의 자리와 공간을 지켜 냅니다. 그 덕분에 더 많은 배려와 인정을 받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에서도 주임원사에게 그렇게 까이고도, 결국 하루하루 묵묵히 밥을 먹고, 훈련에 임하고, 계급이 올라가니, 저를 인정해 주더군요. 한 1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1년 만에 왼손잡이로서 자리를 지키게 된 것이지요.

창간 1주년을 맞이한 〈레프트21〉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용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 온 왼손잡이 친구… 그런 〈레프트21〉의 변함없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쩌면, 처음 시작은 뻣뻣하고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대상이었겠지만, 이제는 서로의 자리를 인정하고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레프트21〉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레프트21〉이 사회적으로 대외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독자인 저랑은 적절한 간격과 신뢰감을 갖게 된 ‘매체’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

자. 그럼, 앞으로 1년도 잘 부탁합니다. 우리 사이 그때 가서 또 한 번 생각해 보자구요.

하핫.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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