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자주파들은 반MB연대에 필이 꽂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진보연대는 외곽에서 민주당에 선거연합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계급 투표 실현”을 말한다. 이 얼마나 모순되고 기계적인 사고인가.
그러나 현실에서 노동계급은 민주노동당의 반MB연대 전략 때문에 계급 투표는커녕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을 패퇴시키고 싶어 ‘한나라당 빼고 누구든 괜찮다’고 생각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그리고 선거 논리상 한나라당을 꺾으려면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투표가 결정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노동계급의 아래로부터 투쟁이다. 좌파는 결정적이지 않은 투표 문제 때문에 노동계급이 분열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자본가 야당과 선거연합을 꾀하느라 오히려 노동계급의 분열을 촉진시키고 있다. 진보신당은 민주대연합을 비판하지만, 그 당도 한때 ‘5+4 회의’에 참여하는 등 애매한 태도를 취했고 지금도 노동계급 속에서 진보대연합을 적극 호소하고 있지 않다.
민주노동당에게 반MB연대는 6월 지방선거만이 아니라 2012년 대선에서 “승리의 열쇠”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자주파는 반MB연대의 완성을 2012년 “진보적 민주연립정부”라고 본다. ‘진보정당으로서의 독자성,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으며’ ‘차기 정권에서 정치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부담’은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태도다.
자주파는 1980∼90년대와 달리 지금은 민주노동당이 있기 때문에 반MB연대가 과거 민주대연합 전술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자유주의 개혁 세력인 민주당과 전술적으로 제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반MB연합 노선은 단순히 전술이 아니다. 그 당의 집권 전략
또, 민주노동당의 존재 자체가 계급연합의 위험성을 막을 방탄 유리도 아니다. 1930년대 스페인과 프랑스의 민주대연합
게다가 자기 힘에 대한 근거 없는 과대평가는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에 끌려오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민주당의 옷자락에 매달리고 있다. 이것을 두고 어떻게 “진보진영의 독자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계급투쟁의 압력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투쟁을 지원한다는 점도 봐야 한다.
예컨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반MB연합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그러면서도 한진중공업 노동자 투쟁을 열의 있게 지원했다. 그 결과 최근에 한진중공업 노동자 1백여 명이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노동계급에 그 기반을 두고 노동자 투쟁을 지원하면서도 계급 타협을 추구하는 민주노동당의 모순은 계급투쟁이 혁명적으로 고양되기 전까지는 심각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치적 배신의 위험성을 내포한 모순이다.
민주노동당이 우경 전략을 가속화하는 불길한 현실 때문에 그런 위험성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닐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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