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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동자들이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4월 말 파업을 준비하는 철도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홍보전과 총회를 개최하며 투쟁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3월 말 철도노조 차량지부 노동자들 1백50여 명이 서울역에 모여 상경투쟁을 벌였다. 차량지부 노동자들은 공사의 일방적인 검수주기 축소와 정비업무 외주화에 맞서고 있었다.

3월 31일 서울역에서 열린 차량지부 조합원 집회 . 이날 집회에는 ‘다함께’ 회원들도 함께했다. ‘다함께’는 전기지부 조합원 집회와 홍보전에도 함께 하는 등 연대를 이어가며, “철도투쟁의 확실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 〈레프트21〉

탄압 속에서도 철도 노동자들은 한껏 고양돼 있었다. 노동자들은 조합비 인상 투표가 압도적으로 가결된 것을 두고 “파업을 앞둔 투쟁 의지가 그만큼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 차량지부 유재호 조합원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역대 최고의 찬성률이었어요. 이게 정말 우리가 만든 결과냐면서 기분이 업됐지요.”

전기지부 노복환 지부장은 조합원들의 의지가 컸다고 말했다.

“함께 싸운 동지들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있었죠. 사측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일근화(야간근무 축소)와 검수주기 축소도 싸워서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겁니다.”

철도공사 사장 허준영은 최근 안전을 점검하는 검수주기를 1일에서 7일로 바꾸고, 일부 외주화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13년 동안 철도공사에서 일했다는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도 부품 조달이 어려워 다른 차량의 부품을 빼 대체하거나, 고장난 부품을 다시 고쳐 쓰고 있는 형편이에요.

“그나마 매일 검수로 사고를 방지해 왔는데, 검수 주기를 축소한다니. 대부분의 차량이 20년 이상 된 차량들이라 검수를 자주 안 하면 대형사고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구 차량지부의 권기태 조합원은 이명박과 보수 언론의 고임금 비난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파업때 우리가 임금을 많이 받는다고 비난이 쏟아졌어요. 그런데 교대 근무로 밤잠을 설쳐가며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못 보면서 받는 월급입니다. 고위 간부들이 수억원 씩 연봉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건가요?”

정부는 지난해 “대폭적으로 복지를 축소해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철도공사의 사내복지 기금은 단 한푼도 없다!(2008년 철도공사의 경영실적 보고서)

철도노조 지도부는 이런 현장 조합원들의 불만을 실질적 파업으로 조직해야 할 것이다.

“신의 직장”

이미 노동자들은 공사측의 무더기 징계와 가중 처벌 협박, 통제와 감시 때문에라도 3차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청량리 차량지부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철도 역사상 가장 긴 파업이 지난 2차 파업이었습니다. 이제 3차 파업은 최소 8일 이상은 가지 않을까요? 이대로 밀릴 수는 없으니까요.”

“파업 이후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더 공고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이 뭔가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고양시에서 온 노동자들은 전면파업의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사측은 이번에도 노조의 파업 명단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필수유지 업무에 속한 조합원과 그렇지 않은 조합원들 간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요. 이럴 바엔 다 같이 한꺼번에 파업에 들어가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노동자들은 단결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대투쟁이 잘 안 됐던 게 가장 아쉬웠어요. 4월에는 공동 투쟁도 하겠다고 하고 민주노총도 파업을 하겠다니, 다 함께 단결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