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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차밤바는 운동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에 결정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 정부들은 코차밤바 회의 결과에 크게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코펜하겐 유엔기후회의에 참가하거나 시위를 벌였던 몇몇 국제 환경운동 단체들이 이번 코차밤바 회의에 참가하는 데는 소극적인 듯하다.

코펜하겐 유엔기후회의 회담장에서 선진국 정부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하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코차밤바 회의에서는 주요 선진국들의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할 수도 없을 것이고 당장 이를 강제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차밤바 회의는 지난해 12월 코펜하겐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전 세계적 기후정의 운동을 계승하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 정부들의 무책임과 무능에 항의하며 행진한 10만 시위대는 더는 정부들에게만 의지해서는 기후변화를 멈출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전 세계에서 아래로부터 운동이 건설돼야 한다.

코차밤바 회의는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한 여러 사회운동들과 기후정의 운동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런 목표를 어떻게 실현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이는 그저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실제로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이다. 이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기후정의 운동을 건설하고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차밤바 회의에서 다룰 여러 주제들 중에는 기후변화 대응 운동 내에서조차 분명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있다.

예컨대 배출권 거래제 같은 시장 대안들이나 기후변화의 구조적 원인, 기후 부채 등에 관한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회의의 공식 주제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핵발전이나 녹색 일자리 같은 문제도 기후정의 운동이 반드시 다뤄야 할 문제들이다.

기후정의 운동은 기후변화를 멈추는 데 오히려 장애물이 될 핵발전 확대를 반대하고 경제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을 핑계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공격하는 자본가들과 선진국 정부들의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을 토론하고 운동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서 코차밤바 회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운동이 성장한다면 주요 선진국 정부들도 이 회의를 모른 체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레프트21〉 장호종 기자가 이번 회의를 현지 취재한다. 〈레프트21〉 웹사이트에서 4월 19일부터 열리는 회의 소식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다함께 회원들과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 전 대표이자 비아캄페시나 사무총장 등이 이 회의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