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이어진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해고 반대 투쟁이 마무리됐다. 사측은 정규직·비정규직의 강력한 연대투쟁으로 정리해고가 어려워지자,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은 비정규직 18명을 희망퇴직시키는 꼼수를 택했다.

결국 비정규직 18명을 지키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비정규직 해고에 맞선 전주공장 투쟁은 “노동자가 하나 되는 가슴 벅찬 투쟁이었다”(금속노조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이동기 의장).

비정규직 조합원들도 “정규직 동지들의 헌신적인 투쟁은 우리 노동자의 의리와 신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 줬다”며 “우리의 단결된 투쟁이 있었기에 내일은 더 희망적”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투쟁은 ‘고속버스 생산 물량 감소에 따라 비정규직을 해고하겠다’는 사측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것은 단지 버스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부서에서도 벌어질 공장 전체의 문제였다.

더 나아가 전국의 현대차 공장들에서 이어질 노동유연화의 전초전이기도 했다.

그래서 버스부 노동자들이 시작한 잔업 거부는 전체 공장으로 확산됐다. 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단 한 명의 해고도 인정하지 않겠다”며 잔업 거부로 맞섰다.

이동기 의장은 “세 번의 잔업 거부로 입은 손실보다 더 큰 자부심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아름다운 연대”에 힘 입어 비정규직지회가 특근을 거부했다. 비정규직지회 한 간부는 “토요일에 특근하면 20만 원 정도 되는데도 조합원들이 그것을 포기하고 흔들림 없이 지침을 따라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정규직 3천5백 명과 비정규직 1천 명이 세 차례 잔업을 거부했고, 비정규직지회(조직률은 20퍼센트)가 두 차례 특근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10명이 노조에 가입했고 지금도 가입하고 있다.

한 비정규직 활동가는 “사측은 전주공장만의 싸움이 아니라고 여겼는데도 현대차지부가 같이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은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조차 발표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현재 진행중인 울산공장 비정규직 해고 문제에도 손을 놓고 있다. 비정규직 해고를 막아내지 못하면 노동강도와 현장통제 강화 등 정규직을 향한 공격도 더욱 세질 것인데 말이다.

이번 투쟁은 노조운동의 갈 길을 보여 줬지만, 동시에 중요한 시사점도 남겼다.

낮은 조직률과 고용 불안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희망퇴직’과 해고 압력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정규직 집단 가입운동을 벌이겠다”는 전주공장위원회의 결의는 중요다. 이동기 의장은 “1사 1노조를 완성하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지부도 이런 움직임을 따라서 약속했던 1사 1노조를 추진하고 비정규직 연대 투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