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의 부한 인권 비난은 위선이다

이수현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북한의 핵 개발 문제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 상황도 들먹이며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는 2002년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이 최악의 인권 침해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 사례로, 군사 법정이 “테러” 용의자를 기소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 중인 포로들(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붙잡힌)을 다룰 때 제네바 협약을 지키지 않는 것, 9·11 이후 무슬림과 아랍인 이민자 수백 명을 무기한 구금하고 있는 것 등을 제시했다.

또, 끔찍한 인권 기록을 가진 나라들에 화학 무기 등 각종 무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야만적인 사형 제도를 여전히 존속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 감찰국이 발행한 보고서조차 9·11 이후 미국에서 체포된 무슬림과 아랍인 이민자 7백62명이 체계적인 학대를 받았으며 그들이 검거된 경위도 대부분 터무니없는 것이었음을 시인했다. 즉, 마구잡이 교통 단속이나 익명의 제보(예컨대, “이상한” 계획을 가진 무슬림을 알고 있다는 신고 전화 따위)를 통해 붙잡혀 왔다.

그들은 대부분 변호사 접견이나 가족 면회가 금지된 채 몇 달 동안 “연락 두절” 상태로 지내다가 이민법 위반을 이유로 강제 출국당해야 했다. 결국, 7백62명 중에 테러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 7월 초 미국 국방부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중인 포로 6명이 비밀 군사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재판에서는 군 검찰이 고문으로 얻은 진술이나 익명의 목격자 증언도 증거 자료로 이용할 수 있다. 피고측 증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각될 수 있으며, 검찰 주장만으로도 그럴 수 있다.

게다가 검사나 판사뿐 아니라 피고측 변호사도 미국 국방부 소속 군인이다. 포로들이 민간인 변호사를 고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조건이 터무니없이 까다롭다. 민간인 변호사는 반드시 미국 시민이어야 하며 수임료 등 보수를 받아서도 안 된다. 또, “기밀” 자료를 열람할 수도 없고, 일단 재판이 시작되면 관타나모를 떠나거나 심지어 재판 연기를 요구할 수조차 없다.

가장 황당한 것은, 어찌 돼서 판사가 무죄를 선고했다 하더라도 부시가 그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시는 심지어 사형을 명령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불복은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자유의 나라?

 

미국이 ‘자유의 나라’라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 지난 4월 2일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미국에는 2백만 명의 재소자가 있다. 인구 10만 명당 7백2명이 재소자인 셈인데, 이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메릴랜드 주의 재소자만 하더라도 캐나다의 전체 재소자보다 많다. 캐나다 인구가 메릴랜드 주 인구보다 여섯 배나 많은데도 말이다.

1980년 이래로 미국의 재소자 수는 네 배나 늘었다. 두 가지 중요한 이유 때문이었다. 하나는 “삼진아웃법” 도입과 중형 선고 추세였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이었다.

1980년에 마약 때문에 투옥된 사람은 대략 4만 명이었다. 오늘날 그 수는 45만 명을 넘는다. 그리고 그 중의 약 75퍼센트는 흑인이거나 히스패닉(라틴 아메리카계 미국인)이다.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백인이나 소수 인종이나 비슷한데도 말이다.

미국의 감옥 제도는 너무나도 인종차별적이다. 지난해에 20대와 30대 초반 흑인 여덟 명중 한 명꼴로 재소자였다. 같은 나이 또래의 백인들은 63명당 한 명꼴이었다.

또, 미국은 사형 관련 국제 협약도 무시한 채 18세 미만 미성년자들도 사형에 처한다.

클린턴 정부 시절 국무부 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 확립된 규정들을 함께 지켜야겠다고 느끼지 못하는 국가를 “불량 국가”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런 규정들 중 하나가 미성년자를 사형에 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997년 이후 전 세계에서 보고된 미성년자 사형 집행 11건 중 8건이 미국에서 집행된 것이었다.

그래서 미국의 인권 활동가들은 미국의 사법 제도에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미국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들먹이는 것은 순전한 위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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