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자본주의가 유럽을 양극화시키고 있다
〈노동자 연대〉 구독
그리스 정부와 유럽연합·IMF는 1천1백억 유로의 구제금융에 합의했다. 대신에 그리스는 추가로 공공서비스, 임금, 연금과 정부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 총 긴축 규모는 국내총생산
과거에 똑같은 구조조정을 강요당한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사례를 보면 이 계획이 그대로 집행됐을 때 그리스의 노동자·민중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을지 알 수 있다.
물론, 이 정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악당들도 있다. 투기꾼들은 그리스 국채를 계속 공격해서 5월 4일에는 2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이 무려 16퍼센트까지 치솟았다.
또,
그러나 일부 주류 엘리트들은 불황기 긴축정책이 낳을 파장을 두려워한다. 예컨대,
아이러니이지만 주류 엘리트 중 긴축정책의 효과를 가장 날카롭게 경고한 것은 과거 유로존 출범 당시 ‘구제금융 금지’ 조항을 삽입하기 위해 소송을 벌인 독일 경제학자 세 명이다. 그들은 3월 말
“그리스 긴축 프로그램은 경제 위기에 직면해 수요를 유지하려면 정부들이 경기 부양 정책을 펴야 한다는 케인스의 금언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오늘날 그리스의 행동은 1930년대 공황 당시 정부 지출을 줄였던 독일의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당시 독일의 사례는 불황 때 채권자를 기쁘게 하려고 재정을 삭감하는 것은 대량 실업을 낳고 사회를 급진화시킨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 주장은 현재 그리스에서 연일 벌어지는 총파업과 대중 시위로 증명되고 있다
파시스트
그러나 1930년대 독일에서 나치가 부상했듯이 급진화는 오른쪽을 향할 수도 있다.
예컨대, 헝가리에서는 파시스트 정당이 4월 초 총선 1차 투표에서 무려 17퍼센트
이들은 2000년대 초 헝가리 사회당의 시장주의 개혁이 낳은 불만을 이용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전 세계 불황에 따라 헝가리가 IMF 구제금융을 대가로 혹독한 긴축정책을 펴면서 경제가 사실상 공황 상태로 빠지자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이것은 다른 유럽 국가에도 경종을 울리는 사례다. 유럽연합은 2008년 시작된 경제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대륙 중 하나다.
동유럽은 IMF 구조조정으로 이미 공황 상태고 그리스를 포함한 이른바 ‘PIGS’
‘제3의 길’ 사민당을 포함해 기성 정당들은 위기를 낳은 신자유주의 정책에 너무 깊숙이 연관돼 있어 불신을 사고 있다. 덕분에 영국,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등에서 파시스트 정당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성공하느냐에서 중요한 변수는 좌파적 대안의 존재 여부다.
헝가리에서는 2006년 급진좌파 연합이 탄생했지만 일관되게 사회당에 독립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고,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대중의 불만을 흡수할 위치에 있지 못했다.
반대로, 그리스의 급진좌파 정당과 연합들은 대중의 분노가 엉뚱한 방향
자본가들의 탐욕이 낳은 위기와 급진화를 기반으로 어떤 세력이 성장할 것인가에 따라 경제 위기의 극복 방식 — 고통 전가나 파시즘 같은 야만이냐 아니면 평범한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사회냐 — 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