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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이주노동자 집회에 함께하고:
이주노동자의 투박한 부르짖음이 저를 일깨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레프트21〉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은 일은 5월 2일 이주노동자 집회에서 있었던 저의 작은 변화입니다.

5월 1일 메이데이(노동절)는, 1백20년 전 미국 시카고 헤이마켓에서 벌어진 ‘8시간 노동 보장’ 운동에 대한 미 정부 당국과 자본가들의 탄압, 노동자 학살을 잊지 않고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함께 행동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저는 올해 처음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5월 2일은 이주노동자 집회에 함께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토요일에 쉴 수 없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집회는 메이데이 다음 날인 2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외치고 있습니다.

‘때리지 마세요, 내쫓지 마세요, 우리도 인간입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동권을 보장하라.’

‘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그들은 고용주에게서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일상적으로 당합니다. 어딜 가나 ‘못사는 나라에서 돈 벌러 온 잠재적 범죄자’라는 시선을 받고, 저임금과 산업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강제추방의 불안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장 억압받는 곳에서 날 것으로 외치는 구호는 저에게 퍽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머리에서 나온 이론이 아니라 실존에서 깨친 투박한 부르짖음이 주는, 존재적으로 가슴 뜨거운 열기가 있었습니다.

1789년의 파리, 1980년의 광주와 같이 권리가 가장 빼앗기고 침해된 현장에서, 그것을 깨닫는 바로 그 순간,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가슴을 울리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머리는 제법 간사해서 잃어 보지 않고서는 중요한 가치들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법입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영악하게 잊지 않고 항상 낮은 곳에서 가슴으로 깨치고 함께 행동하는 삶의 자세를 지속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대학생입니다. 그러나 집회가 마칠 즈음에는 나도 모르게 외치고 있더군요. ‘We are labor(우리는 모두 노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