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노들먼은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따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위험하다고 어린이 문학의 즐거움에서 1996년에 이야기했다. 그러나 박기범의 동화 《문제아》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지만,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문학을 현실 바깥에 둘 수는 없다. 어린이 문학 역시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 소설은 현실의 아름다운 모습,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어린이들에게 제시한다.
이 책은 열 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노동소외, 철거민 문제, 아동소외, 빈곤, 통일, 민주화 등이 가장 큰 골자다. 남한의 정치사회적 현실들, 그 중에서도 매우 민감한 문제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른 환경에 놓여 있지 않지만, 다른 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이들은 문제아가 되기도 하고, 등짝을 얻어맞기도 하고, 거지꼴이 된다고 욕을 먹기도 한다.
그럼에도 ‘어린이 문학’답게 이 이야기는 희망을 말한다. 분명 아이들에게 ‘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설령 이 동화가 희망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 소외들과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위 내용을 복사해 공유하세요